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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내돈내산 고양이 입양 물건들

by sinn Feb 05. 2025

이전에도 썼지만, 고양이 집사는 일단 돈을 마련해야 한다. 내 친구는 돈 별로 많이 안 든다고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초기 비용이 일단 꽤 든다. 물론 내가 오버해서 산 것도 있겠지만, 임보자님이 꽤나 많은 것을 챙겨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오월이 입양 전부터 첫 한 달간 180만 원 정도를 썼다. 지금 시점으로 꽤 괜찮은 제품, 별로인 제품들을 한번 짚어보려고 한다.




1. 만족도가 높은 제품들

유명한 두잇 스크래쳐인데, 처음 보자마자 오월이가 올라탔고, 지금도 잠은 항상 여기서 잔다. 이거에 맞춘, 위가 막힌 숨숨집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지금 두잇에서 나온 건 위가 뚫려 있다). 지금은 그래서 박스가 배달 오면 무조건 사이즈를 맞춰보고 있다.


어제 배달되었지만 굉장한 만족도가 있는 제품이다 (나는 냉감소재로 사지 않았는데 이제 냉감 소재만 있나?). 일단 오월이와 함께 오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산, 내 의자다. 어제 내가 한쪽으로 비켜 앉아서 오월이를 부르자 오월이가 바로 와서 냉큼 옆에 앉아서 잠을 잤다. 그리고 내가 잠깐 나가야 할 때에는 오월이도 이 자리에서 잔다. 오월이에게도 안락한 잠자리가 되어서 일석이조다 (내가 거실에 있을 때 내 방에 가라고 박스로 만든 숨숨집을 놔주기도 했지만 잘 가지 않았는데, 여긴 꽤 간다). 이건 심지어 오월이 비용으로 분류하지도 않았는데도 만족도가 높아 기재한다.


다이소몰에서 산 캣그라스 귀리. 반신반의하면서 길러봤는데 일단 똥손의 손에서도 살아남았다. 처음에는 오월이가 거들떠도 보지 않았지만 (육식주의묘), 최근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종종 이 풀을 뜯고 있다. 일단 오월이의 소화 여부를 알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마운 제품이지만 앞으로는 안 썼으면 좋겠다 (오월아 건강해야 해...).


일단 오월이보다 내 만족도가 있다. 낚싯대 그립감이 좋고, 낚싯대를 펼치고 넣을 수 있어서(?) 보관하기에도 용이하다. 다음에는 리필만 사서 낚싯대는 두고 계속 활용해도 될 것 같아 좋다. 물론 움직임이 유려하게 연출되어 오월이의 뜨거운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제품 중에 하나다.


다이소의 고양이 리본 낚싯대. 오월이가 끈 종류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색도 화려하다 보니 소리도 안 나는데도 굉장히 좋아한다. 끈을 좋아하니까 나중에 털실만 사볼까도 생각 중이다.


이것도 가낳지모에서 충동적으로 구매했는데 오월이가 제일 좋아하는 트릿이 되었다. 자주 주지는 않지만 이거 들고 오면 멀리서부터 좋아한다. 당분간은 양치 교육할 때만 써먹으려고 한다.




2. 목적이 다르지만 잘 쓰고 있는 제품


이전에도 썼지만, 오월이 입양 전 조립하는 과정에서 이미 단추(?)가 나가서 숨숨집으로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숨숨집이 없어서 급하게 대용으로, 이 펠트를 길게 엮어서 벽처럼 세워놨다. 일단 현관에서 들어와도 오월이가 잘 보이지 않아서, 안정감을 주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냥놀이를 할 때에 활용도가 높아서 잘 쓰고 있다. 하지만 누가 살 거냐고 물어보면 추천하지 않는다.






이건 가낳지모에서 구매했는데 그다음 주에 훨씬 더 할인된 가격으로 네이버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도 직접 보지 않았다면 존재도 몰랐을 것이라서, 그럭저럭 그 비용을 냈다고 생각한다. 오월이는 놀고 싶은데 내가 일 해야 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주로 쓴다. 하지만 내가 원래 사려던 목적처럼, 내가 집에 없을 때에는 쓸 수 없다. 집이 광야라면 추천한다. 하지만 내 집은 좁고 짐과 가구, 그리고 전선이 바닥에 좀 있는 편이라서 그런지 얘가 계속 멈춘다. 멈추고 나면 소리가 난다고 했는데 그것도 10분 정도 내외라서 멈추면 바로 가서 찾아야 한다. 아니면 정말 집을 다 뒤져야 한다... 게다가 오월이는 한 2-3분 내외에 움직임이 없으면 흥미를 잃기 때문에 틀어주고서도 계속 얘를 꺼내주러 다녀야 한다.


다이소 고양이용 전동 회전나비다. 일단 오월이가 처음에 열렬하게 반응했다. 나비가 굉장한 색을 지니고 있는데, 이런 색 조합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랑 취향이 다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자동으로 돌아가기엔 무리가 많다. 일단 너무 빠르게 막 돌아가서 최장 1분 정도 틀고 나면 오월이가 포기한다. 즉 내가 옆에서 껐다 켰다를 반복해 줘야 한다. 가끔 오월이가 사냥 놀이에 너무 반응이 없으면 쓰기는 하는데, 굳이 이걸 쓸 바에는 사냥 놀이를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3. 다르게 살 걸

병원에 가기 위해, 일부러 옵션 하나도 안 넣고 펫프렌즈에서 주문했는데 어차피 늦게 왔다. 이럴 거면 그냥 목둘레를 재서 살 걸 그랬다. 일단 오월이는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끝내 하네스에서 탈출했다. 오월이 몸에 맞추어 줄여봤는데, 목 부분이 헐거워서 여전히 탈출이 가능하다. 다음에 여유가 되면 오월이 사이즈에 맞춰서 다시 주문할까 생각 중이다 (당분간은 병원에 갈 때 펫택시라도 이용하려고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래도 다시 유아차를 이용하고 싶기는 하다. 택시 왕복값이면 한 달 치 사료+모래값이다).




4. 아직 반신반의

제품 자체는 좋은 것 같은데, 오월이의 병원 귀갓길 탈출 사건 이후로 아직 다시 쓸 엄두가 안 난다. 나중에 안정되면 한 번 더 써보고 안되면 그냥 팔아야 할 것 같다. 만듦새 자체는 좋다. 하지만 겁이 많은 고양이는 탈출도 가능하다.




5. 캣택스 붙은 것 같은 제품들

일생동안 핑크택스를 내고 살았건만 이제는 고양이 하나 붙어서 미친듯한 가격들 제품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 기준 캣택스 제품들…


잘 쓰고는 있는데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 것이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색 하나 입혀서 이 가격... 그리고 심지어 비싼 왕모볼은 동그랗지도 않다. 건조볼은 더 둥글둥글해서 좋다. 워낙 양모볼을 잘 쓰는 편이라 2개 세트 샀는데 후회되고 몇 년 후에 다시 사야 한다면 세탁 건조볼을 살 것이다.



내가 잘 모르고 모래에 뿌리면 냄새가 덜 나려나 했더니 그런 용도가 아니었다. 오월이가 배변실수를 했을 때 뿌리긴 했는데...

내가 바닥을 닦을 때 주로 쓰는 바이오크린 콜도 정확히 같은 용도였다. 바닥 청소할 때 오월이에게 괜찮으려나 하고 찾아봤는데 사람이 먹는 과일에 뿌려먹어도 된다고 나와있는 데다가 고양이에도 무해하다고 한다. 행여나 해서 오늘 모래 매트 닦을 때 이지세이프펫 대신 뿌려서 해봤는데 효과가 비슷하다. 무엇보다도 이건 1리터에 만원 이하 (많이 사면 더 싸진다)다.




이건 사실 앞 제품들과 다르게 고양이에 최적화되어서 나오긴 해서 후회는 안 한다. 귀와 귀 사이를 정확하게 긁어줄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높아 문제다. 내가 만져봤을 때의 결이나, 오월이의 반응을 보았을 때 다이소에서 산 칫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털 빼기가 굉장히 힘들어서 이제는 포기했다.


기타 사고 싶은 것들

숨숨집, 원기둥 스크래쳐, 캣휠(?)

스마트 휴지통(이건 원래 사려고 했다), 창문 청소기 (오월이를 핑계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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