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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앨범 Feb 03. 2024

경험해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겨울 한라산 어리목(영실) 코스

한라산에는 크게 3개의 탐방로가 있다. 가장 유명한 탐방로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이며, 나머지는 영실(어리목) - 윗세 오름 - 남벽분기점 - 돈내코로 이어지는 코스다. 나는 그동안 성판악과 관음사 2개 코스로만 다녔다. 등산이라는 목적으로 한라산을 찾던 내게 영실(어리목) 코스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정상인 백록담까지 오를 수 없었고, 사진 속 평탄한 탐방로의 모습은 등산이라 하기엔 어딘가 부족해 보였다.


그런데 최근에 영실(어리목) 코스를 다녀오고 생각이 바뀌었다. 코스 초반에 이어지는 끝없는 업힐은 등산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고, 업힐 이후 펼쳐지는 제주의 풍광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영실(어리목) 코스는 아름다운 한라와 제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훌륭한 등산 코스였던 것이다.


직접 경험해 보고 나서야 비로소 영실(어리목) 코스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성판악, 관음사 코스만 고집해 왔던 내 모습이 경솔하게 느껴진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들을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봤을까? 다시 한라산을 찾는다면 한 번 더 영실(어리목) 코스를 선택할 것이다. 다른 계절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겨줄까?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모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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