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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지은 Jan 10. 2024

스무살, 고시원에 들어왔다

나는 지금 홀로서기를 준비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스무살에 고시원을 들어간 이유

무슨 이유에서인지 집을 나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냥 독립을 하고 싶었다. 가정환경이 불우했던 것도 아니고, 가족들과의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독립십이 강했던 것 같다. 홧김에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과도 이전부터 독립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었고 최대한 빠른시일 내에 독립을 할 것이라는 것을 부모님도 어느정도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성격이 워낙 별나야 말이지) 다만 독립의 첫 시작이 고시원이라는 게 아버지에게는 꽤나 걱정되는 일이었던 것 같다. 딸 가진 아빠의 입장에서 보면 걱정하시는 게 당연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불이의 사고로 이어질까 염려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걱정을 넘어선 나의 실행력은 고시원 원장님과의 연락으로 이어졌고,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공실이 생겨 일주일 정도 일찍 입소하게 되었다. 



월 40만원의 가치

고시원비 월 40만원. 스무살에게 40만원은 엄청나게 큰 돈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40만원은 좋아하는 운동을 동시에 2개 다닐 수 있는 돈이었고, 악기를 2개 배울 수 있는 돈이었고, 국내여행을 떠날 수 있는 돈이었고, 책을 25권정도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월 40만원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면서까지 고시원에 들어가야할까 하는 고민도 정말 많이 했었다. 그러나 독립을 했을 때 배우고 얻는 것들이 월 40만원 이상의 가치가 분명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나는 결국 월40을 다른 곳에 투자하기 보다 독립하기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스무살, 쉽지만은 않았던 고시원살이

학생 때 기숙사 생활은 꽤 오래 했어서 집 밖을 나와사는 게 그리 어색하지는 않았다. 빨래, 방관리, 분리수거등 간단한 집안일은 워낙 어렸을 때부터 했어서 적응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다. 그러나 혼자서 매끼니를 챙겨 먹는 것이 힘들었다. 모든 식사를 밖에서 사먹기에는 건강도 걱정되고 돈도 빠듯했다. 그렇다보니 만들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매번 만들어 먹는 것이 버거웠던 것 같다. 스스로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살도 빠졌고 건강이 많이 망가졌던 것 같다.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졌다. 교통비, 월세, 통신비, 식비 등 꼭 필요한 것에만 나가든 돈이 갈수록 더 커지는 느낌이었다. 돌아보면 돈을 아끼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 과정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꼭 필요한 곳에 우선순위를 두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악착같이 살았다. 늘 빠듯하게 생활했지만 우선순위를 두니 돈에 쪼들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OTT비용, 친구들과 만나는 비용, 택시비용 등 평소에 자주 나갔던 돈들을 줄이니 꽤나 살만했다. 역시 사람은 결핍이 있어야 성장한다.


그래도 이겨내는 스무살 입니다

처음에는 힘들었던 고시원 생활도 하다보니 익숙해져갔다. 역시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힘든 것들을 이겨내 성장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성취감을 느낀다. 힘들어도 감사한 하루의 연속이었다. 스무살에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어, 겂없이 그런 도전들에 뒤어들 수있어, 감사하다. 

혼자 생활하면서 느낀 것이 정말 많다. 가족과 부모님의 소중함을 깊게 깨달을 수 있던 시간이었고, 친구들을 만나기보다 내 생활에 집중하고 나를 더 돌아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나를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고,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보며 환상을 품었던 독립 생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겪어볼 수 있었고, 돈관리, 시간 관리를 어떻게 의미있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들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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