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김치를 잘 먹지 않는다. 잘 먹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먹지 않았다. 늘 식탁에 차려 놓은 김치는 내 자리와는 멀찌감치 있었다.
이젠 달라졌다. 나의 끼니를 챙기려고 하니 제일 손이 가는 게 김치였다. 그렇게 다니던 요리학원의 요리 레시피도 필요 없었다.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볶음김치, 묵은지 쌈...
기본재료는 김치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는 김치가 주재료가 되었다.
김치는 안 먹는다고 필요 없다고 그렇게나 큰소리치던 내가 이번 김장 때는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힘들이지 않아도 무엇을 더하지 않아도 뚝뚝 한 끼를 든든하게 요리할 수 있는 기본. 김치
엄마의 사랑으로 가득 찬 김치가 나의 한 끼를 책임지고 있다.
늘 밥상에 올라와 있어 귀중함을 놓치고 있었다.
익숙함에 소중함을 소홀히 했는지도 모른다.
미안했다. 김치야
그리고 고맙다. 김치야
스스로 한다고 해도 어느 자리에나 엄마의 손길이 남아있다.
언제나 나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것은 엄마가 만든 김치로 만든 요리. 이런 김치를 챙겨주는 것도 엄마
김장 많이 한다고 잔소리해서 미안해 엄마
그리고 고마워.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