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대학과 대학원을 부여에서 다닐 때 서울에 오면 새벽녘에 남부터미널까지 배웅하곤 했다. 한두 번 겪는 일도 아닌데 찡해 올 때가 있었다. 아이들이 와서 북적대면 아내와 단둘이 지내던 호젓함이 좋다가도, 아이들이 떠나면 이내 또 보고 싶어 진다.
큰 방문을 열다가 벽에 붙어있는 “가족”이란 엽서가 눈에 띄었다.
“가족이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것,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것, 서로 미워하면서도 생각해 주는 것, 잘못이 있다면 덮어 주는 것, 잘못을 일깨워 주는 것, 같이 웃어 줄 수 있는 것, 아픔을 반으로 나눌 수 있는 것, 기쁨을 두배로 할 수 있는 것, 싸우면서도 가슴 아픈 것,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어디서 구입했는지는 모르지만 단풍잎에 예쁘게 글을 쓰고, 코팅을 한 엽서였다.
가족은 우리가 가장 힘들 때 의지할 수 있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삶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이렇듯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고, 우리 삶에 큰 힘이 되어준다.
퇴직을 하고 스스로 무기력감에 빠져 잠도 잘 이루지 못하고, 사람들을 만나지도 않고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준 것도 가족들이었다.
아내가 반지하 방 하나를 비워 책도 읽고, 글도 쓸 수 있는 서재도 만들어 주고, 매일 가족 카톡을 통해 안부를 묻고, 아내는 스케줄을 공유해 내가 약속이 없는 날에는 곁에서 함께 해 주었다.
지난 아내의 생일 때 아이들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잔나비” 공연 티켓이었다. 우리 나이가 있는데 젊은이들이 주로 오는 밴드 공연에 우리가 함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아빠, 아직 젊어요. 잔나비 노래 평소 많이 좋아하시잖아요” 아내와 함께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청춘 시절로 돌아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가족의사랑은 정말 특별하다.
가족이 있어 더 강해질 수 있고, 어려운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들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때로 말다툼도 많이 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지친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곳,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집, 그리고 가족이 아닐까? 가족은 빈자리를 채워주는 둥지이다. 가족은 사랑의 원천이자, 행복의 샘물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 되고,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언제였나? 추억해 보면 항상 가족과 함께했던시간들이다.
“누군가는 큰 나무가 있어 뜨거운 햇살을 피해 가고 무더운 더위도 쉬어 간다. 내 곁에도 큰 나무와 같이 휴식을 주는 사람이 있다. 가족이다.
누군가는 큰 하늘이 있어 흐리고, 비 오는 날도 견디어 간다. 내 마음에도 큰 하늘과 같이 힘을 주는 사람이 있다.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