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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묘한 Jul 10. 2024

기묘한 레시피 ep.059 & 와인 페어링

기묘한 매쉬드 포테이토 & 포테이토 슾

사실 별것이 아닌 요리가 가장 인기가 좋은 경우가 종종 있다.

아주 흔한 재료인 감자로 만든 이 매쉬드 포테이토는 바게뜨 하나만 있으면 충분한 한 끼가 되고, 메인의 고기 디쉬에 궁합 좋은 짝꿍이 된다. 밥 대신 좋은 탄수화물 대체재이기도 하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좋아하는 요리이다. 혼자 먹자고 만들지는 않지만, 그래서 5명 이상의 손님이 오면 반가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꼭 만들게 되니, 나도 함께 먹을 수 있으니까. :)


게다가 매쉬드 포테이토를 넉넉하게 해두면 또 다른 매직이 벌어진다. 생크림과 우유를 좀 더해서 포테이토 슾으로 트랜스폼 시킬 수도 있고, 오일에 부치면 감자전 느낌의 색다른 요리가 탄생한다. 늘 말하지만, 요리는 자유로움 그 자체니까. 내 상상력을 믿어본다.


나의 레시피들을 꾸준히 본 사람들이라면 눈치챘겠지만, 난 향신료 러버이다. 향신료에 대한 나의 지대한 관심은 같은 요리여도 무언가 다른 기묘한 킥이 되곤 한다. 내가 밖에서 안 먹는 요리 중 하나. 당신의 놀라운 상상력에 기묘한 킥을 한 스푼 더하고, 당신 안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넣은 기묘한 매쉬드 포테이토를 만들어보자. 



<기묘한 매쉬드 포테이토/포테이토 슾>


재료: 큼지막한 감자 5알, 마늘 2알, 버터 1 Ts, 생크림 1.5 Ts, 소금 1 Ts + 한 꼬집, 후추 1 ts, 넛맥 1/3 ts, 정향 1/5 ts, 드라이드 딜 1 ts

+ 경성 치즈 아무거나 

+ 트러플 제스트나 트러플 오일


1. 끓는 물에 껍질 벗긴 감자와 마늘, 소금을 넣고 감자를 익힌다.

2. 감자가 다 익으면 물을 버린다.

3. 감자가 뜨거울 때 버터와 소금 한 꼬집, 후추, 넛맥, 정향, 드라이드 딜을 넣고 매셔로 곱게 으깬다.

 - 매셔가 없다면 포크로도 충분하다. 쳥키한 감자를 좋아한다면 아주 곱게 으깨지 않고 덩어리지게 포크로 으깬다.

4. 생크림을 더해 아주 낮은 불에서 30초~1분 정도 끓여 수분은 날리고 깊은 맛을 더한다.

5. 그대로도 맛있지만 경성 치즈를 충분히 갈아 얹어 서브하거나, 트러플 제스트나 오일을 더해도 근사한 맛이 될 것이다. 


TIP. 기묘한 포테이토 슾


나의 포테이토 슾의 오리지널 레시피는 아니지만, 나처럼 손이 큰 사람이라면 분명 파티를 치르고도 매쉬드 포테이토가 잔뜩 남아있을 것이다. 남은 매쉬드 포테이토를 팟에 넣고 우유와 생크림을 1:1로 더하고 소금으로 간을 하거나 치즈를 더해 먹는다. 잭팟까진 아니더라도 5천 원짜리 복권에 당첨된 정도의 기쁨은 맛볼 것이다. :)

기묘한 와인 페어링: 퐁신한 요즘의 햇감자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매쉬드 포테이토만큼 기분전환되는 감자요리도 드물다. 아주 흔한 식재료이지만 킥이 될만한 재료 몇 가지만 더하면 근사한 요리와 꼭 닮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와인 베르데호와 아주 좋은 마리아쥬를 보인다. 사실 너무 강한 산도만 아니라면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과 좋은 궁합을 보일 테지만. 베르데호 역시 산도가 높은 것이 아닌 오크 숙성을 통해 미디엄 바디 정도로 묵직한 것이 좋다. 라임, 자몽 같은 시트러스류와 멜론, 복숭아, 사과 같은 달콤 향긋한 과일류, 펜넬과 같은 향신료가 좋은 밸런스를 보이면서 오크 숙성을 통해 보이는 아몬드 같은 견과류의 향이 참 유니크한 멋을 낸다. 크리미한 소스에 넛맥과 정향, 후추와 딜의 이국적인 향들이 지배적이지는 않지만 아주 반가운 손님처럼 느껴지는 기묘한 매쉬드 포테이토와 잘 어울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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