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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쁜달 Jan 11. 2024

널스스토리 (병동에서)

“왜 사람을 자꾸 괴롭혀요”

 “샘 신환 온다” 환자가 병동으로 입원을 하게 되면

간호사는  병원 생활 안내를 해주고, 간호력을 조사하러 환자에게 출동하지~!


간호사도 어떤 질환으로 환자가 입원을 했고 그에 필요한 간호진단을 내리기 위해  간호사정을 하거든.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기저질환이 있는지, 가족력은 어떤 게 있는지 여러 가지를  환자에게 직접 확인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환자에게  어떤 문제가 있고, 그것을 어떻게 간호해서 환자 스스로 자기를 돌볼 수 있게 돕는 것이 진정한 간호의 목적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아파서 입원을 했는데  힘든데 의사한테 말한걸 또 앵무새처럼 대답해야 하니 짜증 날 거야. 나도 환자의 입장이 되니 말도 하기 싫은데, 자꾸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환자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

물론 나야 직업상 간호사의 업무라는 걸 이해하니 대답을 해주긴 하지만 정말 내가 이따가 안 아프면 써주겠다 하고 싶을 때도 있더라고.


가끔 환자들이 “아까 물은걸 왜 또 물어봐요~!” 라든지

“아픈데 좀 나중에 합시다” 이렇게 말하기도 해

너무 아파 보이면, 중요한 것만 물어보고 병원 생활 안내를 요약해서 설명하고 안내문을 주고 와.

너무 급한 게 아니라면, 조금 있다가 진정이 되었을 때 하기도 해.

신규 때는 이런 요령이 없으니까, 지금 당장 안 해가면 혼날까 봐 꼭 물어보고 하려다 환자분한테 좋지 않은 소리 듣고 올 때도 있지


 처음에 환자들이 나에게 짜증을 내니 속상하기도 하고, 화도 났어. 난 도와주려고 하는 건데 말이야.

내가 막상 환자가 되니까 알겠더라. 잘만하면 와서 깨워서 아까 물어본 거 묻고 또 다른 사람이 와서 또 묻고.. 나야 과정을 아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모르는 환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짜증 나겠어


나도 환자가 된 다음에야  환자의 마음이 어떤지 알 것 같더라. 그래도 그들도 사람인지라 시간이 지나고 나면서 자기가 아팠을 때 짜증 낸걸 미안해하는 분들도 많이 계셔. “그때는 너무 아파서 간호사님에게 좀 그랬던 것 같아요 미안해요” 이렇게 사과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


내가 sns에 간호사로 힘들었던 것들을 가끔 쓰게 되면

 자녀 중에 따님이 간호사라는 분들은 내가 하는 이야기에 많은 공감과 이해를 해주셔.

아마도 당신의 딸도 그렇게 고생한다는 거에 더 많은 공감을 가지시겠지. 그리고 그분들의 마음을 통해 우리 부모님도 나를 그렇게 걱정하셨겠지 싶기도 해.


병원에서 간호사가 하는 일은  “아픈 사람을 돌보는 것“이잖아. 질병을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질병으로 인해서 불편한 것들을 도와주어서 스스로 자기를 돌볼 수 있게 해 주는 게 간호사의 일 아닐까 싶어.

물론 큰 병원일수록 의사 오더에 의해서 직접 간호를 제공하는 것들이 많아지지만, 그런 게 복잡하고 어려우니 계속 교육도 많이 받게 되거든,

그리고 전문인으로서 간호를 제공할 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가장 가깝게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이잖아.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거나 가족이 입원한 경험이 있다면 다들 밤새 환자 옆에서 왔다 갔다 돌보는 간호사들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고 하셔.


내가 어릴 때 간호사는 거의 40년 전이네. 정말 쌀쌀 맞고 불친절했거든. 난 간호사가 될 거라곤 생각도 안 했어. 어릴 땐 말이야. 하지만 간호사들이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해서 간호원에서 간호사라는 호칭이 바뀌고 거기에 맞는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것들이 있지. 그래서 환자분들이 처음 입원했을 때 귀찮다고 느껴지는 일들도 가끔 생기는 거야.


회진 오는 의사에게는 ”네 다 좋습니다 “ 이렇게 대답하고서는 내가 병실에 들어가면 “선생님 아까 의사 선생님한테 이걸 말 못 했는데,,”“ 아까 말씀하시지 그랬어요?”“아.. 불편해서요” 이미 회진 때 의사 선생님은 괜찮다고 환자가 그랬으니 거기에 맞는 처방을 냈다. 원내 메신저로 연락을 하면 “아까 환자는 아무 말 안 하던데? “ “아까 말씀 못하셨대요”“네 알겠어요 추가로 처방해 드릴게요”


간호사는 항상 환자 옆에서 있어서 그런가?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그런데 처방은 의사의 권한이 있잖아. 거기에 말하는 게 가장 직접적이고 빠른 해결을 할 수 있잖아. 그러니 의사에게 묻는 걸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해.

그때 이야기 안 하면 우리가 연락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처방이 늦어지게 되거든. 그리고  회진 돌고 와서 처방을 싹 냈는데 또다시 그 환자 차트도 알여서 다시 처방을 내야 하니까 말이야.

차트 하나 여는 게 뭐가 어렵냐고? 병원에 수많은 환자들이 있잖아. 80명의 환자 처방을 다 내놓았는데, 2번씩 연다고 하면 160이 되잖아?

그러니 어려워하지 말고, 어떤 것이든 주치의와 상의하면 좋을 것 같아.


그래서 난 연구 환자분들에게 오시기 전날 전화해서 불편한 걸 확인해서 차트에 메모를 남겨둬

그리고 내가 확인해 주기 어려운 것들은 메모도 따로 해드리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료 보기 전에 메모해서 가지고 오시라고 해. 진료 볼 때 물어보실 수 있도록..


. 의사 선생님에게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간호사는 간호를 하는 사람이니, 환자가 호소하는 건 결국 의사에게 보고를 따로 해야 하거든 이제 왜 간호사도 환자에게 이것저것 같은 걸 물어보는지 이해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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