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하는 엄마야!
일하는 엄마들은 죄인이 될 때가 많은 것 같아. 애 아빠는 오후에 일하는 직업이고, 케어를 부탁해도 내 아이가 저렇게 촌스러웠나 싶게 옷을 입히니 마음에 안들 때도 많아.
그걸 알려주기보다는 바쁘니 내가 하고 말지. 이런 마음으로 혼자서 하다 보니, 결국 힘든 건 나 혼자 하게 되더라. 남자들은 어쩌면 그렇게 시킨 일도 겨우 하게 세팅이 되었는지 말이야.
어릴 때 우리 엄마는 내가 하교하면 늘 간식해 두고 기다리셨거든. 다섯 살부터 아이를 종일 반에 보내고 오후 6시쯤 유치원차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버스에서 잠든 아이를 볼 때 너무 마음이 아팠어
. “강 선생아 퇴근하고 교육 좀 듣고 가라” 아이 올 시간에 맞추기가 애매한 날이었어.
혹시나 해서 앞집 엄마에게 전화를 했어 ”혹시 오늘 오후에 일 있어?? 갑자기 교육이 생겨서 약간 늦을 것 같은데 혹시 하원차에서 우리 지니 좀 받아 줄 수 있어? “”어 그래 언니 이따가 봐 “” 혹시 괜찮으면 저녁 같이 먹을까? 너 족발 좋아하지? 내가 퇴근하면서 사 갖고 갈게. 저녁 하지 말고 애기 밥도 사갈게 “ ”어, 언니 이따가 소주도 한병 사와“”어이구 알았다 “ 나는 전화를 끊고 교육을 들으러 올라갔는데, 잠시 후 문자메시지가 왔어..
”언니 매번 이런 식으로 부탁하는 거 곤란해, 나도 내 사정이 있는데 언니 일에 맞춰줘야 하는 건 아니잖아 “ 일이 있는데 나 때문에 이 친구가 말을 못 했구나 싶었어.
그래서 바로 전화를 해서 “바쁘면 이야기하지 그랬어~내가 아이 받으러 갈게” 수선생님에게 “아이 하원차에서 받아 줄 수 없어서요 전 그냥 갈게요 “ 나는 미친 듯이 뛰어서 집에 도착했어.
때 마침 아이가 유치원차에서 내리고 있었어. 그 엄마도 집 앞에 나와있었지. 마주치니 어색하기도 하고, 난 인사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
다음날 다른 애기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 “언니, 지난번에 ** 한테 갑자기 애 좀 받아 달라고 했다며? 왜 그랬어. 언니가 좀 심한 것 같아” 곧 다른 애기 엄마에게 전화가 또 왔어., “ 너 너무 이기적인 거 아냐? 네 애는 네가 챙겨야지. **이가 전업이라고 뭐 언제든지 너희 아이 받아야 하는 건 아니잖아” 이게 뭔 소리인지.
돌림 노래처럼 나는 같은 말을 무한 반복 들었고 졸지에 세상 이기적인 여자가 되어 있었어. 너무 당황해서 “다음부터 조심할게”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생각해 보니 **이네는 우리 아이와 동갑인 여자 아이와 한 살 위인 여자 아이가 있었거든.
**이는 기간제 교사로 수업을 나갔는데, 가끔 아이 둘을 나에게 케어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어. 나는 왜 그때 생각이 나지 않았을까? 심지어 난 매번 부탁한 적도 없었고 그날이 처음이었어.
간호사가 된 뒤 난 그저 다른 사람이 화를 내면 받아 주는 것에 너무 익숙해졌나 봐.
나도 그 친구에게 부탁해도 된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 그게 잘 한건 아닐지 몰라도 자기는 여러 번 부탁했고, 난 한 번도 싫은 내색도 안 했잖아.
이미 동네 엄마들에게 무개념 워킹맘이라고 소문이
났어.
하지만 설명하기엔 내가 변명하는 것처럼 들릴 것 같아서 말하기 싫기도 헀어 똑같이 그 친구도 먼저 애 맡겼다 이런 말 하는 것도 싫었고 말이야
난 곧 이사를 가게 되었고 조용히 그쪽 엄마들과 손절하게 되었어
워킹맘으로 병원에서 눈치 보고, 집에 와서도 그리고 동네 엄마들 까지 눈치 봐야 하는 생활이 시작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