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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0121 13화

나라면 어땠을까

나를 알아가는 과정

by 스와르

내가 살아가면서,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겪으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다.


사람들은 모두 내 마음과 같지 않고(결이 비슷한 사람을 한두 명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축복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상식을 벗어나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다반사이며,

어떤 사람은 지독히도 이기적인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또다시 곁에 있던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사람과 더 연이 깊어지는 뜻밖의 시절을 겪고 있다.

어떠한 끝과 시작이 만나 운명의 장난을 치는 것인지 나는 또 인간관계로 배신감을 느끼고 상처를 받고 또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처음에는 분노, 배신감, 고통이 가득했다면,

그다음에는 그 사람이 왜 나에게 이런 아픔을 줬는지, 왜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상대방이 어떠한 이유로 나에게 상처를 줬는지는 오로지 상대방의 몫이지만

나는 헝클어진 감정을 추스르고 헤집어진 나의 상처를 돌볼 필요가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냉정을 찾기 시작하자 이 어긋난 관계에서, 미운 상대방에게서, 단 한 가지 고마운 점을 찾아내었다.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이런 가르침을, 깨달음을 느슨해진 나의 마음에 단단히 고삐를 채워준 것 같아 고마웠다.

나는 같은 일을 겪게 되면 절대로 남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을 거야.

절대로 이렇게 행동하지 않을 거야.

나의 마음에 이정표가 다시 올바르게 세워졌다.


그러면서 또다시 느끼게 되었다.

같은 마음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손을 잡고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다른 마음이었다는 것을.

내 세상에 존재하는 상식이 누군가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상식적으로’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누군가는 이타적인 척 하지만 사실은 그조차도 이기적인 계산을 통해 나오는 행동이라는 것을.


그럼 나는 완벽한 선인이고 성인군자일까?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고민하지 않고, 그럼에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때때로 감정에 이리저리 치이기도 하지만

나는 자기 객관화를 잘하여서 어떤 상황이 생길 때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 그리고 나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그래서 모든 관계에서 많은 감정들이 큰 파동을 일으키고 나를 기쁘게 하다가도 슬프게 하지만,

나에게 일어난 상황들과 내가 느낀 감정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나는 다른 사람에게 아픔과 슬픔을 주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모든 사람이 성인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 역시도 모든 행동과 말이 늘 마음처럼 완벽하게 잘 전달되지 않고 실수에 실수를 거듭한다.

하지만 모든 관계의 처음과 끝에는 늘 ‘나’가 있더라.

‘나’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알아가며 꼿꼿한 이정표를 꽂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결국에는 어떠한 관계에서도 어떠한 시련과 슬픔에도 지지 않고 더 강한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나를 위해서라도 나를 궁금해해야 한다.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기 위하여 나를 계속하여 알아가야 한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는 나에게도 남에게도 선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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