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초3 아들 독서기

by 모든

<북키즈인마이하우스>


2014년 12월 28일. 아들이 태어났다. 당시 우리 집엔 TV가 없었다. 지금까지도 없다. 양육을 위해 무엇이 좋을까 고민한 우리 부부는 책 읽는 아이로 키우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아이 키우는 집이 그렇지만 우리 집에도 다양한 전집이 있었다. 그 가운데 우리 부부는 푸름이시리즈를 구입하여 엄청나게 많이 읽어줬다. 무럭무럭 자란 아들이 9개월 됐을 무렵. 아침에 눈을 떠보니 아들이 안 보였다. 어디에 있나 거실에 나가보니 책장에 있던 책들을 모두 꺼내 책 속에 파묻혀 놀고 있었다. 신기하고 귀여워서 그냥 뒀는데 한참을 책과 놀았다. 그날을 시작으로 아들은 매일 아침 책장에서 책을 꺼내 사방으로 던지고 제 손으로 펴서 읽기를 반복했다.


우리가 살던 지역 가까이 대학교가 있어서 육아 관련 도서를 50권 가까이 읽었다. 우리 부부는 아들이 스스로 책 읽는 사람이길 바랐다. 따라서 목표를 책에 대한 호기심과 익숙함으로 정하고 열심히 노력했다. 우리 부부는 책을 많이 읽어줬다. 아내는 대부분의 책을 암기할 만큼 읽어줬고, 나는 나대로 최선을 다해 읽어줬다. 부모의 노력을 아는 걸까? 아들은 2년 차, 3년 차 인생을 살면서도 여전히 책과 놀았고, 책을 좋아했다.



<가오리와 너구리 그리고 삼룡이의 탄생>


기억이 맞다면 아들의 3년 차 겨울이 아닌가 싶다. 잠들기 전 아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던 나는 엄청난 대작을 탄생시켰다. 바로 <가오리와 너구리 그리고 삼룡이>이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 시리즈는 9살이 되기까지 매일밤 들려줬다. 한 번에 30분에서 1시간까지. 지금까지 해주고 있다. 동화책이냐고? NO! 이야기를 준비한 거냐고? NO! 다만 시즌별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내 혀와 안면 근육이 기억한다. 일단 불 끄고 오프닝 멘트를 던지면 이야기는 오토 플레이~


듣는 아이나, 말하는 아빠나 배꼽을 잡는다. 울기도 여러 번. 이건 뭐.. 갓작, 띵작을 넘어선 대작이 아닐까!


아들은 3월이면 초등학교 4학이 된다. 이맘때 아이들이 얼마나 책을 읽는지 정확한 수치는 모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읽어야 많이 읽고, 책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궁금할까 봐 미리 말하자면, 우리 집 아들은 절대 얌전하지 않다. 놀 땐 밥도 안 먹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으로 샤워할 정도로 신나게 논다. 그리고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도 책을 좋아한다.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집에서, 밥 먹을 때, 화장실에서, 샤워할 때, 밤에 잠자라고 불 끄면 작은 틈새에 머문 빛 아래서도 책을 읽는다. 하교 후에 집에 들어와 책을 잡는데 불과 1분이 걸리지 않는다. 어떤 날은 신발 벗고 바로 앉아 책을 읽더니 내리 4시간을 읽기도 했다.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독서를 하고, 휴일엔 10시간 이상도 하는 그런 아이다. 만약에 아들이 작은 책방을 운영한다면 망할 확률이 무척 높다. 책이란 책은 죄다 읽어서 손상을 시킬 테니까.


<마법천자문, WHY시리즈, 전천당 같은 책 아냐?>


말 그대로 책이란 책은 다 읽는다. 중고등학생용 문학전집부터 열린 책들에서 출판한 <죄와 벌>, 나만 몰래 보고 싶은 미생(어지간한 책은 명함도 못 내미는 작품), 심지어는 정수기 매뉴얼까지. 우리는 이 아이를 실험대상으로 생각한다. “공부는 거의 하지 않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의 성적과 결과를 얻게 될까? “. 그 이야기도 함께 해보려 한다. 참고로 우리 부부는 성적에 대해 아이에게 코멘트하지 않는다. 1등이나, 100점은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다. 다만 그게 무엇이든지 최선은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공부를 잘하는 게 인생의 목적도 아니지만 잘하는 것만으로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 상수를 뒤흔들 변수와, 고점을 무너트릴 변곡점, 밀물과 썰물들… 모두를 헤쳐나갈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가 누구든 그는 만족할 만한 삶의 주인공이 되리라 믿는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된 과정, 무슨 책을 읽었는지, 얼마나 읽었는지, 부모는 무슨 노력을 했는지, 부모는 무슨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아이의 독서와 학교 성적은 비례하는지. 이 모든 과정을 연재에 담아 양육하는 모든 부모에게 작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이제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올라가는 나이다. 서울대나 하버드를 간 것도 아니다. 아직 아무것도 되지 않았고, 또 이렇다 할 성과도 없다. 있다고 한들 판단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다. 아직까지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하지만 부모와 예비부모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부부는 아들이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기에 그의 독서기를 함께 나누며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고 싶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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