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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변성도 Sep 23. 2024

8화. 계단 오르고 내려가기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는 이유

일상에서 우리는 오르기 위한 노력들을 하게 된다. 승진을 하기 위한 실적 또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 꾸준히 공부를 하고, 높은 층에 사는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등산을 할 때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등 우리는 밑에서 위로 오르기에 힘쓰고 있다. 그럼 우리는 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을 추구하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오르기를 멈추고 걷기 편한 평지를 걸을 수 있는 것일까?




우선 우리가 왜 계단을 만들었을지부터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계단은 고대에서부터 있었는데 그 의의는 힘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높은 구조물을 만들어 그곳에 서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즉 권력의 상징이었던 것이 계단이다. 그 이후에는 계단의 형태의 따라 그 의의가 다양해진 것이다. 중세시대에 난선형 계단은 성을 방어하는 원형 탑과 함께 군사력의 상징이 되었고,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어서 개방형 사각 회전 계단, 유턴 계단, 개방 나선형 우물 계단 등은 예술가와 건축가의 작품으로 변화해 갔다. 그렇게 다양한 형태의 계단들이 많아지자 계단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재가 되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아이들에게 공간감각을 학습하게 하고 공간지각능력을 키워줄 놀이터, 학습교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계단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너무 좋은 영향을 끼치던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좋은 것을 대체하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만들게 된 것일까?




우선, 엘리베이터는 19세기 초에 사람이 수동적으로 손잡이 돌려 운영하는 수동 엘리베이터가 처음이라고 한다. 주로 사람이 운반하기 힘든 것을 운반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여러 발명가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1853년에 처음으로 우리가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의 엘리베이터가 처음으로 승강기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는 수직 상승과 낙하만을 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응용한 것으로 수직, 경사진 곳을 이제는 평지까지도 이동에 편리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는 1899년 뉴욕에 있는 오티스 공장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엘리베이터도, 에스컬레이터도 무거운 것을 나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가 이제는 우리 인간의 이동수단으로 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편리하니까.




그렇다. 우리 인간은 편리한 것을 추구하게 된다. 그것이 본능이기 때문이다. 불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 이유도 계단과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로 이야기할 수 있겠다. 그 이유는 고층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라면 바로 알 수 있겠다. 엘리베이터가 최소 1대 이상 있는 아파트를 봐도 그렇다. 대부분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횟수가 계단을 이용하는 횟수보다 급격히 많을 것이다. 아주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럼 계단보다는 엘리베이터를 1대 이상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에 있는 모든 아파트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공존하게 되어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계단도 엘리베이터도 각각 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층을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가 너무 편리하지만 지진이 나고 화재가 일어났을 때에 엘리베이터는 무용지물이 된다. 그때 필요한 것은 계단인 것이다. 계단은 평상시에는 고층을 가기 위해도, 걸음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힘들고, 불편하겠지만 사고 시에는 유일한 이동 통로가 되어준다. 이렇듯, 편리하게 생각한 것들이 상황과 환경에 따라 불편해지기도 하고, 불편했던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우리는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불편함을 안고 편안함을 추구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편한 것만을 찾으며 살아갈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이다. 



그래서 또 강조해서 이야기한다. 


불편한 것은 우리가 불편한지 모르게 사용했던 것이고, 그것을 감수하며 살았던 경험들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가 빠르게 변화되고 발전하면서 편한 것만을 찾게 되는 우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불편한 것을 감내하고 극복하는 힘이 많이 부족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여태까지의 경험들을 통해서 너무 공감되고 후회하고 있는 부분이니까. 불편한 것을 극복해 내는 힘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이 미친 세상을 살아가는데 불편함만 가속화될 것이고, 자신의 속도를 세상이 흘러가는 속도에 맞추지 못한다면 너무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속도에 견디지 못할 자신으로 남아 있지 않고, 이 세상의 속도에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속도대로 이 미친 세상에 살아남을 있는 능력을 키워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이자 목표인 것이다. 그 행동이 자신이 원하는 세상에서 살아갈 유일한 방법이고 답이니까.





"당신이 겪고 있는 불편함이 주는 선물들을 걷어차지 말고 한 번쯤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 보는 것이다. 그 경험이면 충분하다. 그것이 자신의 삶에 반드시 양분이 되어줄 테니까."

계단이라는 것은 한 단계 한 단계 밟고 올라가는 우리의 인생을 형상화해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계단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기 위한 단계들 말이다. 한 층을 오르기 위해 그 계단층을 한 번에 오를 수 없고 한 계단 또는 2개에서 3개씩 오르듯, 자신이 가능한 계단을 오르는 것 말이다. 그렇게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삶을 오르고 내려가는 것이다. 오르는 것은 성장하는 것, 내려가는 것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그렇게 내 인생을 형상화해 주는 계단인 것이다. 오르는 것도 내려가는 것이 불편해도 그것을 차근차근해보는 것이다. 그 불편함을 안고 나아가보는 것이다. 그랬을 때 자신이 어찌 될지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 반드시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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