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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변성도 Oct 15. 2024

길 위에

북적북적, 한적한적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문정희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

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

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것도

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


사람도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마지막 옷깃을 여미며 남은 자를 위해서

슬퍼하거나 이별하는 나를 위해 울지 마라

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

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이 추운 겨울 아침 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 꽃보다 아름다운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

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빚을 여는 아픔이 된다.




길 위에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즐거운 일, 기쁜 일, 슬픈 일, 안타까운 일 등 정말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길 위입니다. 혼자 걷기도 하고, 친구들과 걷기도 하고,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하고, 걸으며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주위 새로운 건물들이 있는지 보고 정말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그곳이 '길'인 것 같습니다. 위에 소개한 시처럼 '인생의 길'도 존재하기도 합니다. 무수한 사연이 담긴 것이 우리가 걷고 있는 "길"입니다.


본인이 길 위를 걸을 때 은근 사람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걷기 때문에 안 보고 싶어도 저절로 보게 됩니다. 그때마다 느낀 것은 출근길의 사람들의 표정과 퇴근길의 사람들의 표정이 확연하게 차이 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지쳐 힘들어 밝지 못한 표정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퇴근길의 사람들에게는 하루를 마쳤다는 안도감과 휴식 또는 하루를 마무리함에 기쁨의 표정들로 나뉘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좋고 나쁨을 논할 수는 없겠지만 거기서 느낀 것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우리의 표정이 더 밝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길 위에서 어떤가요? 무념무상이신가요? 길을 걷다가 당신의 마음이 어떤지, 표정은 어떠한지 생각하거나 떠올려본 적이 있습니까? 아마 앞으로 일어날 일이 계획되어 있다면 그것에 영향을 받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계획 없이 길 위를 걷는다면 어떨 거 같으십니까?


우리가 길을 걷는데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때 우리는 시작 전에 만만에 준비를 하고 나서고, 끝을 창대하게 마무리되도록 힘씁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시작을 중요시하겠습니까? 끝을 중요시

하겠습니까? 본인이라면 그 과정들을 중요시하겠습니다. 시작에서 끝으로 가는 과정말입니다. 시작은 스스로 준비할 수 있겠지만, 미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끝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자신이 가는 그 길 위에서의 과정들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또는 연인과의 만남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약속 시간에 맞춰 단장을 할 것입니다. 만남의 상대에 따라,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옷매무새와 치장 등이 달라질 것이고, 최대한 자신이 만족할 수 있게 준비할 것입니다. 단장을 다 마치고서 우리는 그 약속 장소를 향해 집을 나설 것입니다. 약속 장소까지 가는 길에 대중교통 또는 도보, 자차가 있다면 차를 이동할 것입니다. 그 장소까지 가는 길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자신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도중에 속이 좋지 못해 화장실을 들를 수도 있고, 아침을 못 먹고 나왔다면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도 있고, 개인 볼일을 볼 틈이 있다면 그곳을 들렸다가 약속장소로 향할 수도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이나 상황이 있다면 발 벗고 나서는 사람들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그런데 약속 장소까지 가는 길에 모든 것을 자신이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과정을 지나 끝에 약속장소에 상대들을 만날 것입니다.


그 이후에 일들은 계획대로 또는 즉흥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밥을 먹기도 하고, 관람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액티비티 한 것을 할 수 있기도 하고 그 시간을 잘 마칠 수 있는 데이트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과 과정 그리고 끝을 마무리하는데 까지 우리는 길을 걷게 됩니다. 당연하게 걷게 되는 곳이 '길'입니다.




시작을 하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딛을 때 어떠셨습니까? 그 길을 걸으면서 어떤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그 길을 걷다가 그 걸음이 멈추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 걸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시작하기 전에는 자신의 마음과 감정이 들뜨기 시작하면서 기대가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끝에 다다라서 아쉬움과 즐거운 시간으로 마무리되어 기쁘지 않았습니까? 그 시절 그때 어땠는지는 자신만이 알고 있습니다.


근데 확실히 알아야 하는 것은 걸음이 멈추게 될 길 끝에는 너무나 아름다울 것입니다. "또 다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십니까? 자신이 걷는 모든 곳이 길이기 때문에 그 끝은 망망대해와 같습니다. 같은 길을 걷게 되겠지만 길 위에 사람들은 매번 같지 않을 것이고, 그날그날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이 다 똑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끝이 있기에 새로움이 있는 것입니다. 새로움이 없다면 끝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우리 또한 변화할 갈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 세상에 살고 있고 세상의 길 끝에 있는 것은 바로 '변화'입니다. 또 다른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코 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정말로 사소하다는 것입니다. '변화'는 '사소함'에서 찾아오는 것입니다. 길 위를 걷는 행위가 여러분 삶에서  중대하십니까? 당연한 것이고 사소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사소하고 당연하게 하는 것들로 그 끝에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선물해 주는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길 위에 펼쳐지는 세상이 그곳을 걷는 우리의 모습이 어느 때보다 사소하지만 또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사소한 것도 소중히 여길 필요가 있어야겠습니다.



길 위에서 떨어지는 석양을 보고 감탄을 하는 우리

입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저물고 있다는 생각들 때가 있다면 이제 접어두면 되겠습니다.


 "태양은 늘 그 자리에 있고 지구가 돕니다. 돌고 있는 지구 속에 우리는 태양과 같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극히 사소하면서 소중한 것들로 채우면서 말입니다."


사소하지만 어느 것보다 소중한 길 위에 있는 당신을, 그리고 그 길을 걸을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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