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경복궁 돌담길을 담은, 카페 보안

그림과 에세이

by Riro
KakaoTalk_20250124_201528291.jpg

화창한 어느 날, 경복궁 근처를 산책하다가 파릇파릇한 화분이 돋보이는 카페를 발견했다. 그 당시 '33 마켓'이라는 이름이었던 이 카페는 리모델링 후 '카페 보안'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4층 건물은 1층은 카페, 2층은 보안 책방, 3·4층은 보안 스테이, 그리고 지하는 아트 스페이스로 구성된 복합 문화 공간이다.



KakaoTalk_20250124_201528291_01.jpg


바로 옆에는 1942년에 지어진 보안 여관이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으며, 2층에 구름다리로 보안 책방과 연결된다. 보안 여관의 전시를 관람한 후 보안 책방과 카페가 있는 건물로 넘어오면 한 번에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카페 보안의 지킴이 연두도 볼 수 있다.


카페 보안은 경복궁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어, 카페의 큰 창문 너머로 돌담길이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카페 앞 화분 사이에 마련된 야외 좌석이나 구름다리 아래 야외 테이블이 특히 인기가 많다.



KakaoTalk_20250124_201528291_02.jpg


처음에는 커피집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메뉴를 살펴보니 차가 가장 위에 있었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려다가 차를 주문했다. 차는 나무 트레이에 차 주전자와 찻잔, 그리고 따뜻한 물이 담긴 보온병까지 함께 제공되었다. 아이스 차를 주문하면 얼음이 가득 담긴 주전자가 나오기도 한다. 여러 번 우려 마실 수 있도록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다.




KakaoTalk_20250124_201528291_03.jpg


귀여운 다기에 담긴 차를 보며 기대감에 부풀어 다채 브랜드의 '계간다채'라는 이름의 차를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셨다. 녹차, 유자피, 목서꽃 향이 은은하게 어우러져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놀라운 맛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음미하며 마시던 차가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 결국 집에서 마시려고 차를 구입했다. 이곳은 소품샵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잔, 주전자, 다기 등이 개성 있게 진열되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차 외에도 밀크티, 커피 메뉴가 있어 차를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도 좋은 장소다. 리뉴얼 이후 아침 8시에 문을 열며 조식 메뉴도 판매를 시작해서 간단히 배를 채울 수도 있다.


도시 속에 흔한 카페 말고 조금 특별한 곳에서 산책도 하고 카페도 가고 싶다면 경복궁이나 서촌을 한 바퀴 돌고 카페 보안에 들르는 것이 딱 좋다. 날이 쌀쌀할 때에는 실내에서 창밖으로 경복궁을 바라보며 책방에서 책을 읽고, 차분히 차를 마신다. 그리고 날이 좋아서 야외에 있고 싶다면 초록빛 화분들 사이 야외 좌석에 앉아서 궁을 바라보며 마치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KakaoTalk_20250124_201528291_04.jpg



아이들이 방학이어서 그림 그릴 시간이 모자라서 늦은 업데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ㅜ_ㅜ

다음 주는 설 연휴로 한 주 쉬고 그다음 주에 찾아올게요.

keyword
이전 14화애플파이는 여기, 그래스하퍼 베이크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