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네랑 Mar 09. 2024

Way Maker-8. TA로써 자격을 갖추다.

ft. Covid-19 & Lock Down

2020년 3월.



영국 전역의 학교들이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처음엔 모두가 그랬겠지만 멘붕이었다.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Keep Calm이 모토인 영국의 사회적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calm 하였고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면서 묵묵히 기다리는 느낌이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겁을 주지 않기를 거듭부탁하였고, 감기의 한 종류로 유의해야 하는 지침들만 gentle remind를 계속해달라 하였다. 추후 학교가 오픈했을 때도 아이들은 마스크를 써야 할 의무가 없었고 반끼리 섞이지 않게 쉬는 시간의 변동은 있었지만 학급 내에  테이블마다 칸막이를 두진 않았다. 덕분에 아이들의 언어발달 및 사회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어찌 됐던 학교가 문을 닫을 정도로 영국에서도 사회적 이슈였던 코로나 기간 동안 많은 직장이 재택근무를 택하였고 학교가 work place였던 나는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며 그 기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학교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거나 하루치 공부량을 파일, 영상 혹은 온라인 링크들로 공유하여 자유롭게 공부하고 클라우드에 올리거나 메일로 셰어 하는 등으로 home schooling이 진행되었다.


개인적으로 당시 Year1~2/ 3~4였던 남아 둘을 home schooling 하는 게 참으로 피곤했지만 그래도 정부 보조금 덕에 내 아이 가르치며 돈 버는 느낌도 있어 나쁘진 않았다. 아이들의 패턴이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 월~ 금요일은 9시부터 수업시작, 학교에서처럼 10시쯤에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고 12시 전에 당일 수업량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가족끼리 운전 가르치면 안 된다 하듯이 공부를 가르치며 속이 터질 것 같은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공부 습관이 1 도 없던 나의 둘째는 당시 Year 1 (1학년)이었는데, 정말 단 10분도 앉아있지를 못했고 연필조차 잡지 않으려 했다.


고집 이 아이에게 난 단호해야 했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주신 숙제는 반드시 해야 하는 거야!'라는 걸 가르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아이가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해내는 경험. 규칙이라고 정해진 것들은 지켜내는 경험을 쌓게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덕분에 이 아이를 위해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그 1학년의 시기에 '정해진 것은 타협이 아닌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계념을 배우는데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된 시기였고 나의 아침은 전쟁과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아이를 위해서는 감사한 일이었다.


홈스쿨링 시기동안 아이들이 너무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도록 아이들과 함께 quality타임도 많이 가졌다. art & craft 등을 같이 하며 하루하루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온라인이 그렇게 활성화되어 있지 않던 이 나라에서 락다운으로 인해 온라인 강의들이 활성화되면서 아이들과 함께 그림도 그리고, 가든이 있는 주택에 살던 터라 날씨도 좋아지면서 가든에 앉아 물놀이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먹으며 소소한 일상의 재미들을 맛보았다.


그래서 그런가 아이들이 가끔 '그때 재밌었어'라고 회상하기도 한다.  


그렇게 바쁠 줄 모르고..


생각보다 굉장히 바쁜 나날들이었다. 여러모로 시간적 마음적 여유도 있고 좋았지만 아들 둘과 아등바등 하루하루를 허투루 쓴 날이 없을 정도로 뭔가 바빴다.


그렇게 바쁠 줄은 꿈에도 모르고, Corona Pandemic으로 영국 전역 School lock down이 시작되었을 때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라는 생각부터 들었고, 고민에 빠졌다.

.

.

.

'그래! 자격증을 따보자!!!'


이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하려면 자격을 갖추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후 학교에 job apply를 하려면 필요할 거라 생각되었다.


그렇게 *Teaching Assistant Level3 자격증 취득에 투자를 하기로 한다.  


Teaching Assistant Level3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Level 2와 3가 공부하는 게 비슷한데 3가 더 높은 거라길래 막연하게 이왕 하는 거 Level 3로 하자 하고  알아보기 시작했다.


막연히 구글(Google) 링으로 찾았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막막했던 게 광고도 너무 많고 Level도 다양해서 무엇으로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여러 광고 중에 그나마 친숙한 구직 사이트 내에 있는 광고들에 들어갔고 그중 Level3 *온라인코스를 찾아보았다.


그 구직사이트에 링크된 곳은 아래의 사이트였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돈을 내고 막무가내로 시작하게 되었다.


  


https://thelearningcollege.co.uk/courses/


여러 종류의 뭐가 뭔지도 모를 다양한 자격증들이 있고 그 중 Level 3 Supporting Teaching & Learning in School Qualification으로 신청을 하였다.  


난 논술이 싫어서 이과를 선택한 사람이다.

단순히 그 이유였다.


그런 내가 이 자격증을 신청하고 처음 로그인을 했을 때.

봉변을 당한 듯한 느낌이랄까...


온라인 코스로 가르치는 영상이 있을 줄 알았는데...아니었다. Unit별로 기본적인 정보들만 파일로 제공되어있었다. 어떻게 하라는 건지 너무 막막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다 알아서 찾아보며 공부해야하는 시스템이었다.


리포트를 작성할때에는 같은 단어가 반복되어선 안되고 구글링 하여 찾은 문구를 그대로 갖다 붙여서도 안된다. 중간중간 적절한 경험적 예시나 상황적 예시를 접목시켜 설득력을 높여야 하고 어떤 문구를 참고 시에는 어떤 문구를 어디에 참고하였는지 reference하나도 빼먹어선 안되고 다 참조에 넣어야 한다.


논문을 써본 적은 없지만 사뭇 논문을 쓰는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실제로 당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친구에게 내가 작성 중이던 내용을 공유했더니 영국에서는 대학도 그렇고 모든 게 그런 식으로 서술형으로 논문을 작성하여 그걸로 평가를 많이 한다 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댔던가.. 난 자격증이라길래 정해진 자료 달달 외워서 시험 보는 그런 자격증을 생각했는데... 미리 알았다면 시작했을까?


절대 시작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후회하기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돈을 냈다. 돈을 냈음... 해야 한다. 포기란 없다.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설마 못할까... 좀 귀찮을 뿐 할 수 있겠지...


바쁠지 몰랐던 나의 계산 착오였다. 코로나 팬더믹 동안 락다운이 되어 집에서 공부할 시간을 manage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했다시피 홈스쿨링과 각종 craft & Play time 그리고 삼시 세 끼로 진득하니 앉아서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다.


외우고 답을 쓰는 식이 아닌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나의 생각들을 서술해야 하는 그 업무는 아이들이 있는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 Unit안에 질문이 보통 3~7개씩 있는데 그 소 질문 1개를 하는데 따로 2~3시간을 빼서 정리를 해야 1개를 할까 말까 한다.


락다운이 끝나고 나서도 영국의 길고 잦은 방학동안은 엄두도 나지 않았고 업무 복귀 후 주중에 좀 해볼라 치면 계속 엄마와 와이프를 찾는 아이들과 남편이 '방해'라고 느껴지니  짜증이 나기도했다. 집중도 안되고 아이들한테 짜증을 내는 상황이 반복되자 이건 아니다 싶어 주중은 아예 포기하고 발란스를 맞춰가려하였다.


되도록 토요일의 시간을 짬짬이 활용하려 하였고, 일정이 있을 때는 몇 주 동안을 건들지도 못할 때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1년의 시간 안에 마무리를 못했고 추가비용을 더 내고 3개월이 지나서야 마무리를 있었다.


4개의 Unit (Unit당 4~7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총 163 페이지가 나왔다.


내 평생 100페이지가 넘는 문서를 작성해 본 적이 있던가...


육아하며 일하며 못하는 영어로 각종 사전과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마무리를 한 것이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나름 뿌듯하고 스스로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tutor는 초안 검수 후 한번의 반려를 통해 추가 해야하는 부분들을 comment를 주었고, 그에 대한 보안 작성 후 다시 2 제출을 하였다.


드디어

2021년 8월 TA로써 정식 자격이 생겼다.



*온/오프라인 코스들이 있는데 온라인은 보통 자기 페이스대로 할 수 있고 1년이라는 시간 내에 언제든 끝내면 되는 것이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flexible 하지만 따로 가르쳐주는 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저 기본적인 자료들이 제공되고 내 개인 어카운트에서 다운로드하여 참고할 수 있는 정도?  컨텍할 수 있는 Tutor가 있다지만 질문하면 대답해 주는 정도지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기보단 추후에 평가를 해주고 추가해야 할 부분을 제시해 주는 정도에 국한 된다.   오프라인은 기간이 더 길었고 가격이 더 비싸며 정해진 시간 내 출석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적어도 사람에게 직접 배우고 질문할 수 있어 과제를 작성하기에 좀 더 용이할 수 있다.


*TA Level 4부터는 teacher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알고 있는데 실전에서는 사실 학교 리소스가 부족하고 갑자기 담임 선생님을 커버해야 할 때 능력이 되는 보조교사가 반을 이끌게 되는 상황들이 왕왕 발생한다. 단, 처음 취직할 때 Level 4의 위치나 연봉으로 취직을 못할 뿐.


이전 09화 Way Maker-7. 리더의 중요성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