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조차 나지 않은 언제인가
담배가 빠졌던 물을
잘 못 마셨을 때 나던
바로 그 냄새였다
그 역겹던 향과
보리차인 척하던
갈색의 액체를 밀어내었다
혹은 그것만 마신다면
어른 되는 줄 기대하며
홀짝 마셨다가는
튀어나올 듯 방망이질 해대며
심장의 존재를 일깨우게 하던
못된 녀석이었다
성문인지 리딩튜터인지
염소들의 신난 몸짓으로부터 알게 되었다는
지문 속 신비한 효능의 그것이다
어른들의 걱정처럼
잠 못 이루는 밤을 겪어본 후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가슴을 쥐어짜는
속 쓰림을 달래려
우유에 슬쩍 타 먹어 보기도 한다
할 일이 쌓여 있을 때는
운전할 때는
식사 후에는
운동할 때는
여유롭게 쉴 때는
살을 뺄 때는
온갖 핑계들은 늘 이기기만 한다
효과만큼의 걱정을
몸으로 확인하고서도
나는 다시
그것과의 싸움에서 지고야 만다
보양식을 비타민을
챙겨주지도 먹지도 못하는 주제에
그보다 더 충실히 찾아 먹을 수 있으랴
밥값만큼 비싸졌다 투덜대고
지갑사정 통장사정에 한숨을 지으면서도
일을 하는 힘은 나 자신이 아니라
마치 그것의 공인 양 경배할지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지배하는 그 이름
절대 악 커피를
끊을 수 있을까
나는
사람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