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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짱 Mar 06. 2024

아버지의 일곱 번째 수술

[ 지극히도 평범한 엉차장의 퇴직 살이 ]

2022년 8월 아버지께서는 집 현관에서 쓰러지시는 사고로 고관절 수술을 받으셨다. 하필이면 7년 전 교통사고로 3차례나 수술을 받으신 부위 바로 옆이었다. 노인들에게는 고관절 수술이 매우 어렵고 위험한 수술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노인들은 어디에서든 항상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퇴원 후 1년 남짓한 시간이 흐른 외래 검진 날, 아버지의 수술 부위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담당 의사는 즉시 입원하여 추가적인 검사를 받은 후 다음 날 바로 수술을 하자고 했다. 그리고 지금보다 조금 더 상태가 악화될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의사의 소견에 아버지와 나는 서로 말을 잃은 채 순간 강한 충격에 휩싸였다. 아버지께서는 매사에 조심스럽게 행동하시면서 수술 후 1년 동안 재활에 최선을 다해오셨는데, 이 결과는 너무나 놀랍고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그 길로 아버지는 다시 입원을 하셨고 수술을 위한 각종 검사를 받으셨다.


다음 날 오후, 아버지는 인공 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으셨는데 팔십 대 중반의 연세에 건강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이 부담스럽고 어려운 수술이었다. 다행스럽게도 3시간이 넘게 걸린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지금은 떨어진 기력을 회복 중에 계시며 내일부터는 재활 치료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 칠십 대 중반 이후로 2번의 암수술과 5번의 고관절 수술 등 총 7번의 큰 수술을 받으셨다. 어릴 적 내 기억 속 아버지는 언제나 건강하시고 활력이 넘치셨으며 병원은 문턱도 건너지 않으셨던 분이셨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도 아버지와 팔씨름을 할 때면, 아버지께서는 검지와 중지 손가락만으로 날 상대해 주셨는데 나는 단 한 번도 이길 수가 없었다. 그랬던 아버지께서 이제는 여러 차례의 큰 수술로 힘든 노년의 날들을 보내고 계신다. 깡마른 백발노인의 모습으로 병실 침대에 누워 계신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울컥하고 메어온다.


이번에도 잘 이겨내시고 빨리 기력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 아버지,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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