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은 일상과 반복적인 하루가 권태롭기 시작했고 갑자기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내 마음 같지 않았고 세상에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공허함이 나에게 찾아왔다.
아무것도 없고 텅 빈 공간으로 느껴지는 이 공허함은 무엇일까?
불교에서 공(空) 사상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상, 무아, 무소유등 없는 것 공허함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스님들이 머리를 깎은 이유도 공허함을 기억하기 위해서였을까? 유대교는 머리 위에 머리보다 작은 빵모자를 쓰는데 그 이유는 내 위에 하나님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럼 유대인이 믿었던 성경에서는 공허를 무엇이라고 할까?
창세기 1: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혼돈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혼돈은 무엇일까?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복잡하고 수많은 물질들이 혼돈을 만든 것일까? 아니면 내 안에 찾아온 공허함이 혼돈을 만든 것일까? 나는 혼돈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수많은 물질들이 서로 질서를 유지하며 나름대로에 약속을 지켜가며 모든 만물들이 운행되고 있는 매우 질서 정연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혼돈은 모든 물질이 파괴되어 폐허가 되었고 아무런 물질이 존재하지 않아 질서라는 것이 존재할 이유조차 없는 상태가 어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보다 훨씬 더 무서운 혼돈의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허함은 나를 혼돈의 세계로 인도하게 된 것이다.
혼돈의 세계에서 나에게 찾아온 생각은 이룬 것이 많으나 이룬 것이 하나 없고, 가진 것이 많은 것 같으나 가진 것이 없으며, 잘하는 것 같으나 잘하는 것이 없고, 유명한 것 같으나 사람들은 날 알아보지 못한다.
저자는 IT분야에서 개발자로 오랜 기간 일하였으며 AI 분야 좋은 포지션에서 상당히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 하지만 돈이 모여도 쓸데가 없었고, 사람을 만나도 사랑이 없었다.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해보았고 투기를 하여 더 많은 돈을 벌어도 보았고 돈도 사랑도 지키지 못하고 모두 잃기도 하였다.
아~ 절말 쓸데없는 나를 대체 누가 사망에서 건져내어 오늘의 숨을 쉬게 하였는가?
죽음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면 죽고만 싶었다.
로마서 7:24
오호라 나는 곤고한(비참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살아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이 넘어버렸다. 나는 내가 뭐라도 되는 사람인 줄 알고 나의 쓸데없는 지식을 글로 펼쳐놓았다. 하지만 다시 읽어보니 쓰레기이며 배설물 그 자체였다. 너무 수치스럽고 부끄러워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되었다.
빌립보서 3:8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나는 무엇이든 노력하면 되는 줄 알았다. 끝까지 하면 이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끝까지 가면 갈수록 안 된다는 것을 알았고 오히려 잘못 되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나의 어떤 문제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며 내가 궁금했던 어떤 질문 하나도 제대로 답할 줄 모르는 비참한자였다. 그래서 쓰던 글을 멈추고 유명한 철학자의 말들을 보기 시작했다.
음~ 제법 그럴싸하고 맞는 말인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고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그들의 말에는 언제나 끝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들의 말 뒤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허와 혼돈 그 자체였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으며 그저 절망과 혼돈 속에서 바라본 세상의 일부였다는 사실이다. 철학자들의 얼굴을 보니 하나 같이 근심과 걱정이 넘치고 무슨 이유인지 화가 나있다.
골로새서 2:8
누가 철학과 헛된 속임수로 너희를 사로잡을까 주의하라 이것은 사람의 전통과 세상의 초등학문을 따름이요 그리스도를 따름이 아니니라
분노가 가득한 철학자의 말은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의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땅은(나는) 살고 싶어서 하늘(신)을 만나야만 했다....
그리고 신을 만났다고 말하는 바울의 말도 안 되는 고백의 이유를 알아야 했다. 아니 반드시 알아야만 했다.
고린도후서 6:8-10
8 영광과 욕됨으로 그러했으며 악한 이름과 아름다운 이름으로 그러했느니라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9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10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