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이 되었든, 지금 있는 자리에서 더 나아지려고 노력할 수 있었으면 한다. 노력이라는 행위에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르겠지만 그 고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사람이었음 한다.
-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누군가 물었다. 왜 그리 사냐고. 직장 다니는 것도 바쁘고 아이들 키우는 것만으로도 힘에 겨운데 뭘 그렇게 꼭 무언가를 하려 하는지,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지, 지금 하는 것들로도 충분히 벅찬 일인데 말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기 계발을 하는 건 모두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잠을 자기에도 바쁜 새벽 시간인데 잠을 줄이면서까지 그 시간에 무언갈 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새벽 1시간, 어쩌면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상일 수도 있겠다. 의지만 있다면 하루 중 언제든 1시간 정도는 자신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 수도 있는 일일 것이다.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전날 저녁부터 알람을 맞추고, 내일도 꼭 일어나리라 다짐을 하고, 아침루틴으로 할 일들을 미리 계획하는 등 부산을 떨며 해나가는 것인가 누군가는 물어볼 수도 있는 말이다.
'미라클모닝', '기적의 새벽시간', '아침루틴', '새벽 기상' 등 sns 어디에서든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단어이다. Tag를 검색하면 수많은 챌린지들이 앞다퉈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미라클모닝을 실천해가고 있고, 각종 챌린지에 도전하며 규칙적인 아침 습관에서 뭔가를 성취하려 노력한다. 자기 계발, 운동, 명상, 독서 등 매일 꾸준히 해나가고 싶은 루틴들을 새벽에 해나가며 기적의 아침을 만들고 있다.
처음엔 그게 뭐 대단한 일이겠어,라고 생각했었다. 미라클모닝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 좋은 에너지가 넘치니 보기 좋네 정도로 생각했었다. 늘 잠이 부족했고 살짝 불면증도 있는 나에겐 새벽기상과 모닝루틴은 별나라 이야기와 같았다. 쉽게 싫증내고 끈기력이 부족한 나에겐 루틴이라는 챌린지는 얼토당토 하지 않은 일이었다.
한데, 목마른 사람이 우물도 판다는 말처럼, 삶에 대한 갈급함은 그런 나를 점차 변화시켰다. 육아와 직장의 챗바퀴 같은 삶에서 점점 퇴보되어가고 있는 나를 보며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었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 나에게도 그 시간은 내 것이어야 했지만 그 어디에도 나의 시간이라 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새벽 기상', '미라클 모닝', '아침 루틴' 등의 단어가 나의 눈에도 들어오기 시작했고,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들며 나도 그 새벽을 향해 손을 내밀게 되었다. 처음엔 10분만이라도 일찍 이러나 보자는 마음이었다. 알람을 끄고 이불속에서 몇 번을 망설이다가 결국 다시 눈을 감았던 날도 많았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더라도 낮에 좀 더 시간을 쪼개 독서, 영어공부, 글쓰기 등 하고 싶은 루틴을 하면 하루의 일과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자꾸만 새벽 시간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 조용한 시간, 그 고요함이 주는 안정과 나만의 공간에서 무언가를 해나가며 느끼는 감각, 해가 뜨는 것을 보며 내 안에도 좋은 에너지가 깨어나는 느낌은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어려웠고 따뜻하고 깊이 있는 위로를 건넸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밀려오는 해야 할 일들, 챙겨야 할 사람들에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니었던 하루의 일상에서 내 의지대로 자신을 위해 쓰는 새벽 시간은 나에겐 '해방'이었다.
책상에 앉아 졸지라도 새벽 시간이 주는 충만감과 에너지는 나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온갖 일들에 방전된 배터리를 근근이 채우고 간당간당한 에너지로 하루를 살아내는 게 아니라, 새벽 시간이라는 양질의 에너지를 만땅 채운 채 시작하는 하루였기에 해냈다는 충만감과 동기부여는 그 하루를 잘 살아가고자 의지를 다지기에 충분했다. 새벽 시간 1시간이 주는 충만함은 하루 종일 나를 밀어주는 에너지였다. 육아와 일 사이에서 무너지는 나를 붙잡기 위해, 나는 새벽을 선택했다.
5년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여전히 매일 5시에 일어난다. 사람들은 묻는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그래서 얻는 게 뭐냐고, 안 해도 잘 사는 사람 많지 않냐고.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매일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을 꺼내어, 새벽 시간에 한 조각 씩 살아보는 것, 그게 바로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고 또 살아내는 방법이라는 걸.
오늘도 어김없이 알람을 맞춘다.
내일도, 모레도, 조금 더 나은 나를 만나기 위해 새벽 시간이라는 작은 기적은 준비한다.
10주간 연재했던 '내일도 새벽 5시에 일어납니다'는 이 글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부족한 글이었지만,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연재는 아직 방향을 정하진 못했지만, 좀 더 따뜻하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도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