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림미노
거침없이 자라나던
은방울 꽃은
생기를 잃고
바닥을 향해간다.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이 잘못됐을까
매일같이 걱정만 하지만
꽃이 시들어 내 마음이 착잡한건지
내 마음이 착잡하여 꽃이 시든건지
자꾸만 헷갈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꽃이 시든건
물을 덜 줘서도, 더 줘서도
빛을 덜 받아서도, 더 받아서도가 아닌
내가 가고 있던 길을
왜 가고 있는지
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라는 호칭이 너무나도 과분한 한 개인입니다. 어쩔땐 삶을 직조하며, 어쩔땐 삶을 은유하며 이따금씩 모니터 앞에 앉아 먼지 쌓인 키보드를 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