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림미노
동그란 책상에
투명한 물 콸콸콸
쏟아진 밋밋한 물들이
각자의 불안들 못이기고
참방참방 소리를 질러댄다.
진한 물감 또르르
떨어진 단단한 물감들이
밀도 높은 색깔들로
굳건히 자리를 지킨다.
길을 아는 물감들은
길을 잃은 물들을 물들이며
분명함을 심어준다.
바라보는 나는
물감이 되어야지
속으로 다짐한다.
작가라는 호칭이 너무나도 과분한 한 개인입니다. 어쩔땐 삶을 직조하며, 어쩔땐 삶을 은유하며 이따금씩 모니터 앞에 앉아 먼지 쌓인 키보드를 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