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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안그레이 Jun 08. 2024

별 뒤 어둠 뒤 별


나 별을 좋아해.


“왠지, 계속 이별 시를 쓰더라. 아픈 걸 좋아해?”


그거랑은 다른 얘긴데, 그치만 그것도 응.

이별이고, 아플 때 삶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나 봐.


“나도 노란색을 좋아해”


그런 건 안 물어봤는데, 그래. 반짝이는 걸 좋아하겠구나


“아니, 어두운 걸 좋아해. 그래야 노랑이 더 밝게 보이잖아.”


우리가 같은 거냐 물을까 한참을 망설였지만, 더 이상의 바보 같은 말은 가로등 뒤에 숨겨버렸다. 묘하게 어긋나는 대화, 그 속에 마음을 찾아서 손을 포갰다.


가로등 뒤에 숨기지 않았더라면 뜨겁지 않았을 거야. 도로가에 슬쩍 남겨둔 말이, 우리를 밀어 여기까지 온 거야. 꼭 쥐어 엉켜버린 손이 아프더라도 그래서 우리, 더 아름다운 거야


나도 어둠이 좋아. 네가 더 선명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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