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더 나은 방법으로 일하기 위해 노력한다
대학 입시 때에도, 취업 준비 때에도 늘 따라다니던 숙제가 있었다. 바로 자기소개서. 글을 쓰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좋아하는 편에 가까웠던 나지만 늘 자기소개서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숙제 같았다. 특히 대학교와 기업에 존재하는 인재상 어느 곳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창의적 인재'는 늘 '창의적이란 것은 무엇인가'라는 고뇌에 빠지게 만들었다.
'일'에서의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막연히 생각해 본 바로는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새로운 것을 기획하거나,
혁신적인 방법론으로 일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것이 일에서 발휘할 수 있는 창의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는 창의성을 언제까지나 개인의 센스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로 대학에 다니면서 늘 그런 친구들은 곁에 있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싶은 생각이 드는 친구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해보니, 적어도 일에서의 창의성은 축적된 경험의 산물에 가까웠다. 새로운 방법으로 관성적으로 하던 일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집요하게 파고들어 누구도 찾아내지 못한 지점을 속 시원히 해결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늘 자기 자리에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창의성은 단순히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타고난 센스도, 기민함도 부족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두렵진 않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 일에 몰두한 나만 찾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낸 답은 정답은 아닐지라도, 한 뼘 더 나은 답일 것이라고 믿는다. 여전히 창의적 인재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매일 더 나은 방법으로 일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다.
신혜지(@ssineji) | 마케터
좋아하는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 알고 싶은 것이 생기면 책을 읽고, 배운 것을 글로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