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내면소통>, 릭 루빈 <창조적 행위 : 존재의 방식>
김주환 교수는 "의식의 특성과 뇌가 만들어내는 환상'에 대해 제 4장 "내가 나를 변화시킨다는 것"에서 설명하고 있다.
의식이 만들어낸 환상 중에 오늘은 "연속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속성이란? '나'는 어린 시절의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에서 연속으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190면 참고)
작가가 던지는 질문은 이렇다.
"과연 시간은 흐르는 것일까? 객관적인 실체로서 '흐르는 시간'이 과연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뇌가 만들어내는 환상일까?" (198면 참고)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절대적인 시간이나 공간이라는 것은 일종의 허구다
(199면 참고)
'시간의 흐름'은 우리 의식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다.
(199면 참고)
"로버트 란자(Robert Lanza) 미치오 카쿠(Michio Kaku)와 같은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관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시간의 흐름'을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본다. 시간의 흐름은 물리적 현상이라기보다 일종의 생물학적 현상이며, 근본적으로 우리 의식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라는 것이다. 의식과 기억이 '나'라는 존재가 시간에 따라 움직이고 변화한다고 느끼는 것일 뿐 의식을 떠나서 객관적이고 물리적인 현상으로 발생하는 '시간의 흐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199면)
"시간의 흐름은 상대적이다. 우리가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그렇다는 것이다. 속도가 빨라지면 시간의 흐름은 느려진다. 만약 우리가 빛의 속도에 근접한 속도로 매우 빠르게 날아가는 우주선 안에 있다고 가정하자. 그 우주선 안에서의 시간은 매우 느리게 흐른다. 내 우주선 안에서의 1시간이 내 우주선의 바깥세상에서는 100만 년이 될 수도 있다. 속도가 빛에 무한히 가까워진다면 시간은 무한히 느려진다.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간다면 나는 순식간에 우주 어느 곳으로든 갈 수 있게 된다" (199면)
세계적인 프로듀서 릭 루빈은 예술의 원료, 재료는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그것은 민감하게 발견하는 감각을 가졌다면 말이다.
예술의 재료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언제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창조에 관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때 우리는 주의를 세심하게 관찰해 우리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줄 "단서"를 찾으라 말한다.
그가 예로 든 것은 글을 쓰는 작가다.
소설을 쓰다 캐릭터의 대사가 막혔다면 옆 테이블이 나는 대화에 귀 기울여 보라고 말한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가 직접적인 답을 제공할 수도 있고 얼핏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예전 강연에서 들은 내용 중에 이와 비슷한 예가 있었다.
어떤 시인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잘 주워 담아와서 시의 씨앗으로 삼는다고 한다.
우리가 열려만 있다면 메시지는 항상 우리에게 도달한다.
(39면)
"평범을 벗어나는 일이 생기면 이유를 자문해 보라. 무슨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 더 큰 의미는 무엇일까?" (40면)
바깥세상은 컨베이어 벨트다.
예술의 재료가 담긴 작은 꾸러미들이 가득 놓여있다.
우리는 언제든 원할 때 꾸러미 하나를 집어 포장을 풀고
그 안에서 예술의 재료를 찾을 수 있다.
(40면 참고)
작가는 우리가 예술, 창조를 할 때 단서가 될만한 것을 찾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책을 아무 페이지나 펼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장을 읽는 것이다. 거기에 적힌 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 연관성이 발견되어도 그저 우연일 수 있지만 우연만은 아닐지 모른다." (41면)
어린 시절 한 번쯤 친구들과 이런 놀이를 해봤을 것이다.
자신의 고민을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운명책"이라는 책을 펼쳐 보면 그 문장이 우연찮게 자신에게 주는 답처럼 느껴졌던 경험. 정말 신기하다고 놀라기도 하고 또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문장이 나오면 이 문장이 왜 나왔을까 심오하게 고민도 해보면서 놀았던 기억.
그제 어제오늘... 고민이 깊어진 나는 릭 루빈의 말처럼 나에게 운명책이 될만한 책을 책장에서 한 권 뽑았다.
그냥 책상에서 일어나서 손을 뻗어 꺼내든 책은 제목도 낯선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이라는 책이었다.
어디선가 괜찮은 책이라고 추천을 받았던 것 같다. 제목조차 낯선거 보니 내가 고민해서 고른 책은 아니었다. 언제가 읽어야지 하면서 꽂아두었다가 존재마저 잊혔던 책이다.
과연.... 릭 루빈의 말처럼 우연일 수 있지만 우연만은 아닌 문장이 내 눈에 들어올까?
휘리릭 펼쳐진 페이지에서 낯익게 들어온 단어
- 하쿠나마타타 -
걱정 없어 모든 것이 잘 될 거야
그런가? 정말 "문제없다" "걱정이 없다"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야"라는 의미 "하쿠나마타타"라는 단어가 나온 것은 그저 우연일 수도 있지만 우연만은 아닌 걸까?
내가 어떤 쓰임으로 쓰이는데 자격이 있고 없고를 왜 내가 판단하려고 했을까?
고민이 깊어지니 수면 흐름도 다 깨져서 일상이 삐그덕 거린다.
얼른 정신 차리고 마땅히 해야 할 하루의 할 일을 하며 아침을 시작하자.
참, 릭 루빈이 말한 바깥세상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작은 꾸러미 하나를 집어 반짝이는 영감도 수집해 보는 하루가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