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09일 차] 불필요한 독서, 나의 간판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김창완 <이제야 보이네>

by 윤서린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모든 학문은 인생이라는 미궁 속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비쳐주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것과 같다

_루소


루소는 위의 문장에 이어 이런 질문을 한다.

과연 우리는 대형 도서관, 체계적인 교육 환경을 갖춰져 어려서부터 수천 년 동안 계승된 인간의 지혜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런 도움으로 얼마나 현명해진 것일까? 또 우리의 갈 길을 더 잘 알고 우리의 사명이 지닌 의미를 알게 된 것일까? 과연 우리는 우리의 의무가 무엇인지, 특히 인생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더 잘 알게 된 것일까?"(636면)


지나친 독서는 사색의 적이다


"우리는 자주적으로 사색함으로써 불필요한 독서를 얼마나 많이 피할 있는지 모른다!

과연 독서와 학문은 같은 것일까? 어떤 사람은 도서 출판이 학문의 광범 위한 보급에 공헌했을지는 몰라도, 학문의 질과 내용은 그것 때문에 훼손되었다고 주장했는데, 근거가 없는 말이 아니다. 지나친 독서는 사색의 적이다. 내가 연구한 학자들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사상가는 바로 책을 가장 적 게 읽었던 사람들이었다.

만약 사람들이 무엇을 사색할 것인가에만 매달리지 않고, 어떻게 사색할 것인가를 배운다면 그로 인해 생기는 많은 오해를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_ 리히텐베르크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짧은 명문장을 공유하고 소비하는 "텍스트 힙"이라는 문화가 유행한다.

덩달아 "책"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소비는 실제 책을 돈 주고 사서 책을 읽는 "독서"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짧은 문장을 "공유"하는 개념으로 소비된다는 뜻이다.

난 이런 현상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숏폼에 익숙해진 젊은 층이 단 두세 줄이라도 읽는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쓱 읽고 저장하고 끝! 나는 것이 아닌 "사색"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갖길 소망한다.

어쩌면 그런 시간이 쌓여 본인의 관점이 생긴다면 그들이 누누이 말하는 정말 "힙(HIP)"한 인생이 될지도 모를 테니까.


*힙(HIP)하다 : 스타일리시하며 독창적인 이라는 의미로, 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사용되는 표현. (네이버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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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이제야 보이네>

[삶은 제목 없는 노래]


"내 간판은 '가수 김창완'이다. 나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간판이 있다. 어떤 이는 누구의 엄마로, 어떤 이는 사업가 아무개로, 모두 자기 간판을 갖고 산다.". (273면)


" '저를 누구누구의 엄마로 부르지 말아 주세요. 엄연히 제 이름이 있어요'

가끔 방송국으로 오는 사연 중 하나다. 나의 이름을 찾고 싶다는 것인데. 이름 석 자 안에서 자신의 정 체성을 찾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고백건대 아직도 나는 내 이름 앞에서 숨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273면)


요즘 내가 하는 생각과 김창완 아저씨의 문장을 겹쳐본다.


과연 40대 후반, 사 남매의 엄마, 며느리, 아내, 딸... 이 아닌 나의 간판은 무엇인가...?

나는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니까 "작가"인가?

나는 노랫말을 쓰니까 "작사가"인가?


내가 걸어 놓고 싶은 간판 뒤에 숨지 않으려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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