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절라 더크워스 <그릿>, 릭 루빈 <창조적 행위 : 존재의 방식>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을 읽는다.
사실 이 책은 초등학교 5학년 막내를 위해 샀던 어린이를 위한 '그릿'에서 시작되었다.
워낙 베스트셀러니까, 열정과 끈기는 너무 중요하니까 아이가 읽어 봤으면 싶어서 사준 것이다.
그때 내가 읽을 <그릿>도 함께 구입했었다.
아이한테는 읽으라고 하고 나는 책장에 꽂아두고 몇 달이 지났다.
아이도 초반부분만 읽다 덮었다.
아무래도 내가 먼저 그 내용을 알아야 아이한테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책을 펼친다.
책의 서문에 어린 시절 아빠와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녀의 아버지는 천재성과 재능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자녀들은 그런 천재성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는지 "그런데 네가 천재는 아니잖니!"라는 말을 불쑥불쑥 꺼냈던 모양이다.
앤절라 더크워스, 그녀는 '그릿'을 연구하면서 일명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는다. 그리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떠올린다.
"하지만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아버지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만큼 저도 자라서 제 일을 좋아할 거예요. 저는 그냥 직업이 아니라 천직을 찾을 거예요. 매일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거고요. 거기서 가장 똑똑한 사람은 못 되더라도 가장 집념이 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겁니다."
그리고 그녀는 속으로 한마디 더 덧붙인다.
길게 보면 재능보다 끝까지 하겠다는 집념이 더 중요할지 몰라요.
최근 공저를 포기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이 문장을 읽으니 그 생각에 다시 꼬리를 물린 것 같다.
내가 포기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나는 포기하지 않았을까? 다음 계단을 오를 용기가 생겼을까?
끝까지 해낼 수 있었을까?
하지만 완결되지 못한 도전에 대한 미련이 내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해나가면 된다.
길게 돌아가더라도, 처음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나는 지금 이 순간 조금씩, 몇 걸음씩 걸어간다.
릭 루빈의 인터뷰하는 목소리와 외모를 봐서 그런지 이제 책을 읽을 때 자동으로 그의 산신령 같은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도 새벽에 어김없이 내게 "창조하는 삶"에 대한 1타 강습을 해주신다.
세상에 나쁜 아이디어는 없다
그는 아무리 가능성이 적어 보여도, 큰 감흥을 일으키지 않는 아이디어라도 반드시 실험해 볼 것을 권유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세상에 나쁜 아이디어는 없기 때문이다.
항상 틀에 박힌 형태의 작업 방식과 안전한 방식을 찾다 보면 누구나 하는 평범함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최고의 아이디어를 말로 찾으려 하지 마라
릭 루빈의 말처럼 우리는 대부분 혼자 아이디어를 내든, 여럿이 공동 작업을 하든 '언어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언어에 갇힌 아이디어는 그대로 사그라들거나 잊혀 버린다.
그러므로 그는 아이디어를 언어의 영역에서 벗어나 직접 만들어보라고 말한다.
바로 실행해 보는 것!!
그것이 새로운 예술에 접근하는 방법일 것이다.
오늘은 새벽독서를 하면서 영감을 몇 개 수집해서 메모를 해뒀다.
그저 단어에서 머물 것인지, 노랫말이 되어 노래로 만들어질지는 내 손에 달렸다.
그의 말처럼 '언어의 영역'에서 꺼내 다양한 시도를 통해 내 노랫말이 더 빛나는 순간을 찾아주고 싶다.
요 며칠 비가 오기 때문에 어제는 좀 우울한 모드의 노랫말을 가볍게(?) 썼다.
기본 탑재된 우울함이 새로운 영감으로 쓰이기도 한다.
내 안에 버려지는 감정이 없다.
전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