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에도 행복하지 않다면

[읽고 쓰기 163일 차] 이경규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by 윤서린


개그계의 대부, 이경규의 책이 나왔는데 제목이 확 끌렸다.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삶이 농담이라니.

그것도 완벽한 농담이라니.

요즘 좀 진지하다 못해 무거워진 나에게 이 책이 제목만으로도 그 짐을 덜어주는 것 같다.


한자리에서 40년 넘게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인생의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그.

그가 던지는 농담 같은 삶에 대한 사유.

술술 읽히는 글 속에서 "맞아, 맞아"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발견한다.


도서관 책이어서 밑줄을 칠 수 없어 사진을 찍어두고 책의 내용을 다시 읽는다.


이경규의 에세이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삶이라는 허공을 날아가는 법에 대하여]

[소확행 말고 대확행]

죽으면 다 놓고 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다 쓰고 떠날 것이다.


그는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재산을 불리는 것보다 꿈에 투자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는 영화에 뜻을 품어 자신의 재산을 털어 <복수혈전>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첫 영화가 처참히 흥행에 실패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개그맨이 무슨 영화감독냐며, 헛된 꿈이라고 그를 놀리며 말렸다.

하지만 그는 꿈에 투자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결국 자신의 꿈과 대중의 사랑을 얻는 영화를 세상에 내놓는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일과 자신을 믿었다.


법정스님과 난초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스님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스님께 아주 예쁜 난초가 있었는데 멀리 갈 일이 생기면 난초가 말라죽을까 늘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결국 아끼던 난초를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나서야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한다.


우리 삶도 그렇다.
쥐고 있으면 무겁기만 하다.
놓아버리면 가벼워진다.



"사과나무를 심는다. 열매를 볼 수 있을까?

모른다. 그래도 심는다.

언젠가 누군가는 따먹겠지. 그게 삶이다.

허공에 던져진 공처럼, 올라갔다가도 다시 내려온다.

그 사이에 뭔가 있겠지." - 이경규

"인생은 소확행 말고 대확행"이라 외치는 이경규의 숏츠 영상으로 이 문장을 처음 들었다.

너도 나도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외치는 시대에 이경규는 더 큰 행복, '대확행'을 하라고 말한다.

얼핏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그가 말하는 대확행은 이렇다.


엄마가 싸준 도시락이 맛있다면 그것은 소확행

도시락을 싸줄 엄마가 살아 계시다는 것 자체가 대확행


커다란 행복들이 있어야 작은 행복들이 낙수효과처럼 떨어지는 법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직업 자체를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는 "이왕 행복한 거 제대로 행복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살아있음 자체가 "대확행"인 셈 아닐까?

우리가 이렇게 눈뜨고 하루를 시작한 것만으로 커다란 행복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 커다란 행복 안에 우리들이 생각하는 각자의 소소한 행복을 하나하나 채우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하루이고, 일 년이고, 우리의 삶일 것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쇼핑을 하고 여행을 가도 그 즐거움이 오래가지 않고 삶이 충만함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잠시 소확행을 멈추고 자신이 놓치고 있는 대확행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나는 오늘부터 소확행 목록 채우기보다 대확행에 먼저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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