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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빛나는 미소

by 늘그래 Feb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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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01500

202502160921   늘그래 쓰고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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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사진첩에는 꽃사진이 정말 많습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처음 동네 하천을 걸었습니다.

우울감과 무력함, 일상의 고단함으로 “걷는다”는 행위를 상상하지 못한 20년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함께 사는 시어른들의 지나친 관심을 벗어나며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그 덕분에 우울, 공황장애, 수면장애, 무력함, 집중력 저하로 신문기사 몇 줄도 읽지 못했던 시절을 지나 오랜만에 “책”이라는 걸 읽고 싶어 졌습니다.


동네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북토크에 참석하고 그 인연으로 글쓰기 모임에 들어갔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을 시작하자 제 그림자만 보면 살던 삶에 “자연”이라는 위대한 선물이 보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20년 넘게 살아온 동네를 산책하며 제가 그동안 잃어버리고 누리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들을 찾았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꽃”과 “나무”입니다.


처음 시작은 길을 걷다 만난 들꽃들이 예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들뜬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이 꽃들을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수집의 목적으로도 찍었습니다.

이 날도 그동안 찍어둔 꽃사진을 검색해 그릴 게 있나 휴대폰을 열고 사진첩에서 “꽃”을 검색했는데 2,869개가 검색됐습니다.

정말 많이도 찍었네… 하며 휘리릭 휘리릭 손끝으로 화면을 올리다 멈칫하며 한 장의 사진을 클릭했습니다.


잊고 있던 12살 넷째의 사진였습니다.  저와 작년 4월 동네 독립서점에서 동시를 골라 시화를 그린 후 나무 화분 앞에 서서 자신의 작품을 들고 인증한 사진이었습니다.

아이는 난독증으로 한글을 읽지 못한 채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깊었고 꽤 오랜 시간 학습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고 쓴다는 건 아이에게 큰 도전입니다.

그날도 동시를 옮겨 적는다는 것에 긴장을 했는데 다행히 색색깔 펜으로 글씨를 써보면서 마음이 많이 풀리고 완성된 것을 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짓더군요.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아마 “꽃”이라는 검색어에 사진 뒷배경의 나무화분이 함께 검색 결과로 나온 것 같습니다.


이 사진에 하트 버튼을 누르며 생각했습니다. “미소가 봄꽃처럼 참 예쁘다, 그리고 지금은 뿌리내린 나무처럼 잘 자라고 있구나… 참 감사하다.“

그 감정을 “꽃”이라는 시로 적어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사진첩에도 꽃사진이 많이 있나요?

오늘 그 안에서 아름다운 미소의 꽃을 가진 누군가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처럼 모두모두  다정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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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그래


꽃 사진 그리려

사진첩 열었다


“꽃” 으로 검색하니

수백 장의 꽃 사진


휘리릭 휘리릭 넘기다

손끝이 멈춘 곳


봄꽃처럼 싱그럽게

웃는 어린 미소


엉터리 검색이잖아

웃으며 하트 눌러 놓았다


너라는

해맑은 꽃


너라는

잘 자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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