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의 나락들이 바람 따라 출렁이면서, 농부의 황금빛 행복을 한 폭의 수채화로 그려내고 있다.
들판은 거대한 캔버스다. 나는 오늘도 대자연이 그려내는 그림 속 주인공이 되어본다. 종일 캔버스를 돌면서, 그동안 먼발치에서는 보지 못한 것들을 보았다. 넓은 들녘에는 농부들이 봄부터 뿌린 땀방울이 보이고, 알알이 맺힌 벼이삭마다 주름지고 고단한 그들의 삶이 보인다. 그래도 들판에 넘실대는 황금물결은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자,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것이다.
해거름 녘, 하루 일을 마무리하는 시간. 동료들과 한잔 술을 마시며 먼지처럼 켜켜이 쌓인 피로를 털었다.
짜릿한 행복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간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땀에 젖은 옷가지를 빨며 오늘 하루를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