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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경마장 견학 : 경마의 새로운 세계를 맛보다

[어느 날 갑자기 선수가 된 나의 이야기]

by 나영 Jan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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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렛츠런파크에 가면서 경마장을 지나가지만 경마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던 우리에게 경마장 곳곳을 견학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경주 준비]

가장 먼저 간 곳은 기수분들과 말들이 체중을 재고 말들이 경주를 준비하는 곳이었다. 승마 때 사용하는 장비들에 비해 간단하고 가벼웠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기수의 체중과 장비의 무게가 경주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기준에서 벗어난 정도까지 세세하게 표시한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마의 정밀함에 놀랐다.

[심판실]

나는 경주가 끝나면 비디오로 누가 가장 먼저 들어왔는지만 판단해서 승부를 내는 줄 알았는데,

8명 정도의 심판분들이 경주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순간순간을 영상으로 보시며 심판을 하셨다.

심판분들은 의심스러운 상황이나 문제가 될만한 상황이 보이면 그 말이나 기수의 전 경주 영상을 찾아봐서 여러 번 반복된 상황인지, 기수가 의도한 것인지, 말의 악벽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를 판단하셨다.

그리고 문제가 된 상황의 기수들을 불러 상황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시고, 그 이야기와 영상을 토대로 판단을 내리셨다.

실제로 기수분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누시고 판정을 하시는 상황을 봤는데, 경마 규칙을 모르고,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들이 많아서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따로 설명을 해주셨고, 이번 심사는 주의로 결정이 났다.

그리고, 출발할 때 가장 많은 변수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발 영상을 가장 유심히 본다고 하시며 영상들을 어떻게 분석하고 판단하는지를 설명해 주셨다.

말산업에서 말을 타거나 말을 관리하는 직업 말고는 정확히 무슨 직업이 있는지 몰랐고, 흥미가 가는 직업이 없었는데, 경마 심판은 한번 경험해보고 싶은 직업이었고, 열몇 개의 모니터를 보며 정장을 입고 상황을 판단하시는 심판분들이 멋있어 보이셨다.

[더 높은 곳에서 보는 경마]

심판실에서 나와서는 마주 휴게실과 경마 방송하는 곳을 보고, 마주들이 경주를 보는 곳에 올라갔다.

경마장 아래서 보면 경주의 초반은 스크린으로만 보이고, 결승선 쪽만 직접 볼 수 있고, 이마저도 너무 멀어서 잘 안 보였는데 위에서 망원경으로 경주 전체를 보니까 너무 재미있었다.

같이 경주를 보며 설명을 해주진 심사위원분께 유도마가 하는 일이 뭐냐고 여쭤봤는데 경주마들이 주로에 안 들어갈 때 앞에서 다른 말들이 먼저 들어가는 걸 보여주면서 유도해 주는 일을 한다고 하셨다.

실내마장에서 준비운동을 할 때 항상 유도마 언니들을 만나고, 인턴이었던 언니가 유도마로 들어와서 일을 하면서 유도마도 재미있다고 해서 나도 마사회에 들어오게 된다면 유도마를 하고 싶었다.


[도핑검사소 : 경마의 어두운 면]

도핑검사소에서는 여러 가지 장비를 보았다. 1990년대 사용했던 장비부터 지금 사용하는 장비까지 모두 모여있었고, 현재 사용하는 장비는 한 번에 몇백 개의 약물을 검사할 수 있다고 하셨다. 매년 국제 도핑 검사 기관에서 미지의 샘플을 받아 그 샘플의 정보를 적어서 보내는 방법으로 실력을 검증받는다고 하셨다.

이런 최첨단 장비들이 즐비한 가운데 도핑검사소 앞에 방목되어 있는 임상시험말들의 존재는 나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도핑검사를 위해서 임상실험이 필요한 건 맞지만 그래도 너무 불쌍했고, 실제 말에게 투입하는 게 아닌 다른 방법은 없을까 궁금했다.

결국은 늙거나 다치거나 능력이 안 좋아진 말들이 사람들의 돈 욕심의 결과로 생기는 도핑을 검사하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었다


[새로운 시각]

승마에서는 할 수 있는 직업이 한정되어 있는데, 경마에서는 정말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원하는 직업을 경마산업에서 찾아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해서 배워볼 수 있어서 너무 흥미로웠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경마 심판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더 자세히 배워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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