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Day 6, 가우디 보다 더 좋았던 건
Hola! 올라! (스페인어로 안녕!)
기대하던 도시 바르셀로나의 날이 밝았다.
스페인이 처음인 엄마와 나는 부푼 마음을 안고 바르셀로나 시내로 나섰다. 바르셀로나 기항지 크루즈 터미널에서 시내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택시, 우버, 도보(걷기), 메트로(지하철) 등이 있는데 우리는 2층 시티투어 버스(홉온 홉오프 Hop-on Hop-off)를 타기로 하고 탑승지 근처인 벨 항구(Port Vell) 방향으로 약 15분 정도 걸었다. 화창한 날씨만큼 따뜻한 에너지가 느껴졌고, 대도시지만 바다를 끼고 있어서인지 모던함과 낭만이 공존했다.
크루즈 터미널에서 벨 항구로 향하던 길에 콜럼버스 기념탑(Columbus Monument)을 마주쳤다. 이 기념 동상은 콜럼버스가 신대륙(북미)을 발견한 항해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고 높이는 60m에 달한다고 한다.
벨 항구(Port Vell)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르셀로네타 해변 근처에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항구와 요트를 구경할 수 있고, 이 날은 마침 다양한 그림과 빈티지 소품들로 가득한 플리 마켓이 열렸다. 고가구, 앤틱 도자기, 액세서리, 엽서, 유리공예, 빈티지 등 눈길을 끄는 것들이 많았다. 우리는 배 타기 전에 이곳에 꼭 다시 들리기로 하고 어렵게 발걸음을 돌려 시내로 가는 시티 투어버스(홉온 홉오프 버스)에 올랐다. 버스 2층에서 느낀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의 시원한 바람은 완벽했고, 곳곳에 햇살을 머금은 나뭇잎이 칸 바다에서 마주쳤던 윤슬처럼 반짝였다.
바르셀로나 대표 관광지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는 단연 가우디의 미완성 역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알록달록 타일을 자랑하는 구엘 공원이 있다. 다만 이곳은 크루즈 터미널과는 비교적 거리가 있는 위쪽에 위치하고 있고, 기항지 투어 특성상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었기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정박한 크루즈 선상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마치 레고 미니어처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바르셀로나 여행 시 가우디 투어를 희망하거나 건축물에 대한 조예가 깊다면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꼭 추천하고, 만약 기항지 투어 혹은 패키지여행에서 몇 시간 짬이 날 때 바르셀로나 반나절 코스로는 까사 바트요 - 카탈루냐 광장 - 람블라스 거리 상점 구경 - 골목길 카페 - 벨 항구 플리마켓을 추천한다.
유럽 여행할 때 이용하기 좋은 화장실은?
버스에서 내렸는데 화장실 신호가 왔다. 주위를 둘러보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다름 아닌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우리는 호텔로 들어갔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다. 유럽 여행을 다니다 보면 화장실을 찾기 어렵거나 급할 때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는데 바로 호텔이다. 호텔 로비에는 공용 화장실이 대부분 있고, 투숙객 외에게도 열려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매너를 지키되 당당히 이용할 것을 권한다. 참고로 만다린 오리엔탈 바르셀로나 호텔은 대표 관광지인 까사 바트요(Casa Batllo)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까사 바트요(Casa Batllo)
1877년 가우디가 바르셀로나의 직물업자였던 바트요를 위해 지은 저택으로 건축물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힌다. 해골, 생선 뼈 등을 연상시키는 테라스 외관과 타일 장식이 특징이며 200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부드러운 곡선과 처음 보는 뼈 모양 골조가 신기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색감이 특히 아름다웠다. 밤에도 멋지다고 하던데, 다음에는 내부 관람도 해보고 싶다.
카탈루냐 광장
까사 바트요에서 람블라스 거리를 향해 내려가다 보면 대광장인 카탈루냐 광장이 나온다. 그리고 그 근처인 람블라스 거리 초입에는 액세서리를 파는 판도라가 있다. 판도라를 애정한다면 각 도시에서만 살 수 있는 참(Charm)을 수집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 우리도 스페인을 상징하는 기념품을 데리고 왔다.
바르셀로나의 상징, 람블라스 거리
판도라를 거쳐서 람블라스 거리로 들어섰다. 카탈루냐 광장과 인접해 있고 이 길을 쭉 따라 걸으면 아까 우리의 출발지였던 벨 항구에 다다른다. 길을 걸으며 좌우에 상점들과 거리 아트를 구경하고, 테라스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기 좋다.
맑은 햇살과 함께 돋보이는 엄마, 레드 색상도 잘 소화하는 패셔니스타다.
바르셀로나 기항지 투어에서 가장 잘한 선택, 벨 항구의 빈티지 마켓
람블라스 거리의 끝에 있는 벨 항구. 우리는 아까 약속한 대로 플리마켓을 구경하기 위해 이곳에 다시 왔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유화 코너였는데, 작품 모두 훌륭한 완성도에 비해 가격이 미안할 정도로 낮았다. 그렇게 우리는 바르셀로나 항구에서 그림 두 개를 골랐고 여행이 끝난 후 집까지 고이 모셔와 액자로 제작했다. 각각의 향기로 고유한 경험을 떠올릴 수 있듯이, 이 그림을 볼 때마다 그날을 선명하게 추억할 수 있다.
배로 돌아와서 -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바라보며
아쉽지만 알찼던 기항지 투어를 마치고 배로 돌아왔다. 크루즈가 다시 새로운 곳으로 떠나기 전, 매일 저녁 머문 도시에서의 시간을 기념하는 작은 테라스 파티가 열리는데 오늘은 스페인 바이브로 꽉 찬 노래가 흘러나왔다. 저 멀리 미니어처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며 바르셀로나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참조 링크]
벨 항구: 람블라스 거리의 끝에 있고 산책하기 좋아요, 빈티지 마켓도 들려보세요.
https://maps.app.goo.gl/fzBtk9h8FdAYmMt4A
람블라스 거리: 카탈루냐 광장과 인접해 있고 이 길을 쭉 따라 걸으면 벨 항구와 해변에 다다릅니다.
https://maps.app.goo.gl/ovLVDyotbtZHsjmv9
콜럼버스 기념탑
https://maps.app.goo.gl/ch3tnsE4Mhono8LF6
사그라다 파밀리아
https://maps.app.goo.gl/uB4pDg55VWoYUnZV8
구엘 공원
https://maps.app.goo.gl/9vLcGDyNG2s9trWR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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