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 차준생의 茶이야기
풀내음이 나고 조금은 쌉싸름하며, 구수하다.
약간 시큰하고 비릿한 향이 아주 살짝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코 싫은 느낌은 아니다.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숲에 섞여 들어 있는 비릿한 향?
모르겠다, 아무튼 결코 싫은 느낌은 아니다.
조금 떫은 느낌이 있는 것도 같은 것이,
목을 타고 흘러 들어갈 때 가끔 칼칼함을 느낀다.
그렇게 입을 통해 들어와 혀를 타고 굴러 떨어져,
목구멍을 타고 지나간 자리에는 묘하고 달큼한 잔향과
상쾌하고 시원한 느낌이 남는다.
어떤 날은 달콤한 맛이 마치 과일향 같이 상큼하게 느껴지다가도,
어떤 날은 마치 고구마처럼 농도가 짙은 달큼한 향이 느껴지다가도,
어떤 날은 굉장히 상쾌하고 시원하게 느껴지다가도,
또 어떤 날은 쌉싸름하고 떫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아직 나의 차를 우리는 솜씨가 어리숙 하여, 맛이 들쭉날쭉 한 것일까?
길진 않지만, 나의 차생활 중 서너 종류의 생차를 접해보고 마셔봤다.
하지만 여전히 오늘의 생차는 또 새롭게 느껴진다.
이렇다 보니, 서너 종류의 생차의 맛, 그것이 차맛의 차이인지
그날 나의 차를 우려내는 컨디션의 차이인지 아직 잘 분간하지 못하겠다.
최근 즐기고 있는 생차는 두 가지이다.
활죽양자(화우량즈)와 괄풍채(꽈펑짜이)이다.
두 차의 여러 차이점을 생각해 보고 적어도 봤지만,
매일 같이 다른 향과 맛을 느끼고 있으니,
지금 당장에 이 차들의 맛과 향의 차이점을 나열하거나
얘기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일관성 있는 맛과 향을 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래도 내가 우려낸 이 어리숙하고 들쭉날쭉한 맛과 향도 그리 싫지는 않다.
이런 맛과 향은 나같이 어리숙한 입문자만이 낼 수 있는 맛과 향이지 않을까?
어쩌면 시간이 흘러, 나중에 이 어리숙한 맛이 그리워지는 날이 올지도...?
어찌 되었든,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이 생차를 마셔봐야 될 것 같다.
그래서 생차의 맛과 향이 어떠하냐고 누군가 지금 내게 묻는 다면,
"조금 더 마셔보고 알려 줄게"라고 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