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화선지에
흑백으로 변신했다.
색깔에 눈뜨자
오늘은 자줏빛으로
조금 후 오렌지빛으로
잠시 후 황금빛으로
이리저리 요리조리
반죽하듯 주무른다.
태양을 사모하며
스멀스멀 피어나던
거대한 탐욕은
바야흐로
태양을 훔치기로 마음먹었다.
아슬아슬 사다리로
예쁘게 성형하여 단장하고
낯설게 왜곡하여
변신하고 또 변신하여
가까이 성큼 올라간다.
애벌레의 모습을 잃어버린
발정 난 나비의 꿈은
태양 가까이서
태양인 척하다가
어느 날
분수처럼 추락하여
물거품처럼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