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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준 Mar 05. 2024

71화. 연방보안법

<흑마법서> 소설 연재

 결국 정부는 태백산맥 지하 노예시설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연히 이 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언론은 매일같이 이 문제를 보도했고,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탄광 노예제와 관련해서 토론이 이어졌다. 인터넷에서도 역시 매일같이 논쟁이 벌어졌다.


 혜성은 종일 인터넷 기사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국 사회 전체가 이 문제를 두고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고 있었다.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난 터라 논란이 매우 컸고, 사람들끼리 감정이 많이 섞인 상태에서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다.


 혜성은 진실이 밝혀지면 세상이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지만 세상이 진실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그의 생각과 많이 달랐다. 그는 진실이 밝혀졌을 때 태백산맥 노예 시설을 당장 폐지하라는 여론이 압도적일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 드러나는 여론은 그렇지 않았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예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당장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폐지는 하되 시간을 두고 서서히 줄여나가자는 의견들이 비등했다. 그는 그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인드라망의 유지를 위해서 태백산맥 탄광을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이해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탄광을 어떤 방식으로 유지하느냐에 대해서 의견이 많이 갈린다는 것이었다. 상당수의 국민들, 특히 그중에서도 도깨비가 아닌 인간과 다른 소수 종족들은 도깨비만으로 이루어진 노예제가 폐지될 경우 자신들도 그 노동에 투입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거부감을 보이고 있었다.


 혜성은 뉴스에 나온 어느 인간 단체의 대표가 탄광의 도깨비 노예들을 두고 “국가를 위해 일하는 걸 영광으로 알아라”라고 말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탄광 문제를 다룬 한 시사토론 방송에서는 어떤 인간 패널이 논쟁 도중에 흥분해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도대체 도깨비들은 그걸 가지고 왜 그렇게 징징거리는 겁니까? 거기 시설의 도깨비들은 그거 다 세금으로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인터넷에서도 이 주제는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혜성은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다가 기분이 많이 상하곤 했다. 현재의 노예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노예 시설을 폐지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매려 여왕을 비난하는 댓글을 썼고, 여왕에게 동조하는 사람들은 그런 댓글들과 맞붙어 싸웠다.


 논쟁은 생산성 없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기 일쑤였다. 논란이 가라앉지 앉자 연방 정부는 다시 한번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태백산맥 지하 시설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매려 역시 다시 논평을 내고 탄광 노동이 꼭 필요하다면 모든 종족이 공평하게 분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 왜 일부 도깨비들에게만 노동을 시키는 거냐고 따졌는데 이에 연방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말은 ‘왜 도깨비만 고생해야 돼? 인간도 고생해야 돼’라는 일그러진 보상 심리 아니냐. 절대 안 된다.” 며 매려를 비판했다.


 한국이 노예 시설을 운영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세계적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독립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고, 지금까지 소화의 노예제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해 오던 한국 정부였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받았다. 외신들은 ‘한국 정부가 산맥 지하에 거대한 지하도시를 건설하고 백 년 가까이 수십만 명을 노예로 부려왔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국제단체들도 한국 정부에게 강제노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는데, 사태가 국제적인 수준으로 커지자 연방 정부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결국 연방 검찰은 최명준 기자를 소환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최 기자 때문에 이른바 ‘국제망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매려는 즉각 반발했다. 매려의 수석 대변인이 논평을 발표했다.


 “연방 정부는 잘못된 제도를 고치려는 게 아니라 고발자를 압박하는 비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제기되는 비판은 무시하면서 똑같은 비판을 외국에서 하니까 신경을 쓰는 모습 역시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부끄러운 줄 안다면 잘못된 제도를 없애야지, 고발자를 압박하는 잘못된 행위를 그만두십시오.”


 대현일보와 언론인 단체에서는 언론을 탄압하지 말라고 연방 검찰청 앞에서 시위를 했다. 한 가지 인상적인 점은 그 시위에 매려 여왕의 팬클럽도 참가했다는 것이다. 팬클럽에는 도깨비뿐만 아니라 인간도 많았지만, 이들은 연방을 규탄하고 노예제를 즉각 중지하고 최 기자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정부를 지지하는 단체 역시 맞불 시위를 하면서 검찰청 앞은 시끄러워졌다.


 혜성은 그런 뉴스를 보다가 TV를 껐다.


 “최 기자가 사장님의 이름을 말하면 사장님이 굉장히 힘들어지실 겁니다.”


 박준식이 말했다.


 “사장님이 직접적인 폭로자는 아니지만 이 일을 폭로하는데 기여했으니까요.”


 “상관없어요. 설마 기자에게 뭔가를 제보했다고 해서 감옥에 가기야 하겠어요? 최 기자님도 곧 풀려나겠죠.”


 혜성은 한숨을 쉬었다.


 “있잖아요, 진짜 이해가 안 되는 게 노예들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까요?”


 “그런 사람이 있나요?”


 이태민이 물었다.


 “인터넷에는 굉장히 많이 보여요. 솔직히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도 그 노예들이 인드라망을 유지하는 덕분이잖아요. 그런데 고마워하고 미안해하지는 못할망정 도깨비 노예들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아까도 인터넷에서 누가 그러더군요. ‘그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건데 우리가 왜 고마워해야 하냐, 오히려 우리 세금으로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는 걸 감사해야지.’ 게다가 그런 댓글에 추천수가 몇 천 개씩 되는 거예요. 이게 말이 됩니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사장님, 진정하세요.”


 이태민이 손을 내저었다.


 “인터넷은 원래 쓰레기 소굴이에요. 인터넷을 보면서 흥분하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 흥분을 안 해요?”


 “인터넷은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넘기세요. 그런 걸 진짜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인터넷 여론도 분명히 여론이잖아요. 전 진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들고일어나서 노예시설이 당장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체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요. 제가 정말 화가 나는 건, 그런 사람들 중에는 도깨비도 많다는 것이고, 심지어 노예들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거예요. 게다가 그에 편승하는 언론도 많고요. 이런 젠장, 내가 참 순진했구나.”


 박준식도 한숨을 쉬었다.


 “언론이 문제입니다. 최명준 기자 같은 사명감을 가진 기자들도 있지만 편향적이고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도 많으니까요.”


 “요즘 세상에는 특히 그렇지. 좋은 언론을 찾기가 어려워.”


 이태민이 중얼거렸다.


 혜성은 짜증이 나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하지만 불을 붙이려 했으나 라이터는 틱틱거리기만 할 뿐 불이 나오지 않았다. 혜성은 결국 라이터를 책상 위에 던져버렸다.


 “젠장, 진짜 거지 같네.”


 혜성이 중얼거렸다.


 “사장님,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어차피 처음부터 사장님하고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일이었잖아요.”


 박준식이 말했다.


 “사장님은 평소에 스스로를 속물이라고 말하셨으니까, 이제는 진짜 속물처럼 사는 거예요.”


 “속물처럼 사는 건 어떤 거죠?”


 “세상은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거죠.”


 박준식은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세상은 내가 오기 전부터 잘못되었고, 내가 떠난 뒤에도 잘못된 모습일 거예요. 그렇게 생각해야 편해요. 그러니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꾸려고 하지도 말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버티고 사는 거예요. 하루하루 버티는 것에만 집중하는 거죠.”


 혜성은 박준식을 빤히 바라보았다.


 “차장님답지 않게 현자 같은 말씀이네요.”


 “고맙습니다.”


 박준식이 미소를 지으며 혜성의 손등을 두드렸다.


 “사장님은 지금까지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애썼어요. 하지만 고생은 이 정도면 충분히 했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진짜 속물처럼 사세요. 사장님 자신만 생각하면서 사는 거예요. 세상은 어차피 바뀌지 않아요.”


 그 말에 혜성은 가슴이 무거워졌다. 그는 자신처럼 무기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태민에게 고개를 돌렸다.


 “부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이태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 늘 사장님 편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죠.”


 혜성은 책상 위의 라이터를 만지작거리다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요, 전 속물이에요. 그리고 저도 세상이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노예제라는 것은, 정말 참을 수 없어요.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큼은 참을 수가 없어요. 그걸 생각하기만 해도 숨이 막히고 화가 나요. 제가 제국과 거래를 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 놈들이 우리의 점령국이기도 했지만, 그 놈들은 전쟁을 하고 노예를 부리고 있었어요. 전 거기에 동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 제가 노예가 아니더라도 제가 노예들 덕분에 살아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참을 수가 없어요.”


 혜성은 라이터를 다시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전 속물이지만, 참을 수가 없어요. 어쩔 수가 없네요.”


 그들은 한동안 말없이 앉아 있었다.     




 다시 열린 연방 최고회의에서 여왕은 여전히 격렬한 어조로 노예제를 끝낼 것을 요구했다. 여왕은 혼자서 수많은 관료들을 상대로 논쟁을 했고, 결코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혜성이 옆에서 보기에 여왕의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였다.


 ‘대단하군. 어떻게 혼자서 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거지?’


 혜성은 자신도 여왕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여왕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그가 끼어들 틈은 없었다.


 “폐하,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하게 하지 마십시오!”


 부통령이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노예가 아니라 노동자입니다!”


 “노예와 노동자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자발적인 노동인지에 달렸습니다. 태백산맥의 지하 노예들은 자발적으로 그 일을 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그렇다면 그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노예이며, 그들에게 강요되는 것은 강제노동입니다.”


 “설령 강제노동이라 해도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제가 대안을 여러 차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도깨비 말고 다른 종족도 징용하고, 최저 임금도 줘라? 그건 현재 한국의 사정상 어렵다고 했잖아요.”


 “불가능한 건 아니잖습니까. 단지 예산을 아끼기 위해 인권유린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권에 대해서라면 연방 정부가 매려보다 훨씬 잘 알고 있어요.”


 “노예제와 인권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노예가 아니라 노동자라니까!”


 “그건 부통령님 생각이죠. 과연 그곳의 노예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정말이지 말이 통하지 않는군.”


 “제가 할 말입니다.”


 언성이 높아지고 설전이 오가던 중 회의실의 문이 열렸다. 양복을 입은 도깨비가 사람 몇 명을 이끌고 들어와 대통령에게 다가갔다.


 “회의 도중에 실례합니다. 급히 전할 게 있어서.”


 그는 대통령에게 어떤 서류를 보여주며 귓속말을 했다. 대통령은 서류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하더니 서류를 가져온 남자에게 뭔가를 물었다. 사실이냐고 묻는 것 같았다. 전달한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김혜성 사장.”


 “네?”


 혜성은 갑자기 자기 이름이 나오자 의아해졌다.


 “김 사장이 태백산맥 탄광을 폭로한 범인이오?”


 회의장 안이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사람들이 모두 놀란 얼굴로 혜성을 쳐다봤다. 여왕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슨 소리야?”


 여왕이 혜성에게 물었다.


 대통령에게 소식을 전한 검사가 서류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김 사장, 최명준 기자가 자백했습니다. 당신이 탄광 탈출자를 데려와서 최 기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줬다고 말입니다.”


 그 말에 혜성은 눈을 치켜떴다.


 “자백? 그 사람을 고문하기라도 한 거예요?”


 대통령이 조용히 물었다.


 “김 사장, 당신이 한 게 맞소?”


 여왕이 눈을 크게 뜨고 혜성을 쳐다봤다.


 혜성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요, 내가 했어요.”


 그러자 조용해졌던 회의장이 웅성거렸다. 부통령은 놀라서 입이 딱 벌어졌고, 여왕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대통령은 이마를 괴고 한숨을 쉬었다. 검사가 대통령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그러자 대통령이 고개를 들더니 고함을 질렀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 당장 체포해야지!”


 검사와 수하들이 혜성에게 다가왔다. 경찰 한 명이 수갑을 꺼냈다. 검사가 혜성에게 말했다.


 “김혜성 씨, 당신을 연방보안법 위반으로 체포합니다.”


 그러자 여왕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내 약혼자에게 손대지 마.”


 여왕의 위협적인 목소리에 경찰은 주춤했다. 그러자 대통령이 외쳤다.


 “뭐 해? 당장 체포해.”


 여왕도 목소리를 높였다.


 “손대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다.”


 대통령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폐하, 그만하시죠?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십니까?”


 그 말에 여왕이 고함을 질렀다.


 “애초에 당신들이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누구 탓을 하는 겁니까!”


 그러자 대통령도 버럭 고함을 질렀다.


 “어디서 함부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이 나라가 누구 덕분에 여기까지 왔는데 어디서 감히 그런 말을 해!”


 “뭘 잘하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해야지!”


 그러자 대통령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뭐라고? 어린것이 감히!”


 그 말에 여왕의 옆에 있던 영의정이 외쳤다.


 “어찌 감히 그런 말을 하는 게냐! 네놈이 실성했느냐?”


 “아주 가관이구만. 뭣들 하나? 당장 저 놈을 체포해!”


 검사가 여왕에게 말했다.


 “폐하, 비켜 주십시오. 이건 연방 검사로서 하는 말입니다.”


 그 말에 여왕의 얼굴이 무시무시하게 변했다. 여왕은 검사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지금 누구에게 감히 명령을 내리는 것이냐?”


 그러자 대통령이 혀를 찼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왕 놀이를 하는 거야?”


 그때, 여왕과 검사가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사이에 경찰 한 명이 뒤에 있던 혜성에게 다가가 재빨리 수갑을 채웠다. 그러자 뒤늦게 그 모습을 본 여왕이 그 경찰에게 다가가 그의 허리춤에 있던 권총을 뽑아 머리에 겨눴다.


 “수갑 풀어.”


 경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회의실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뭐, 뭘 하는 거요?”


 부통령이 하얗게 질린 채 말했다.


 “지금 폐하께서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압니까?”


 대통령도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내뱉었다.


 “미쳤어요?”


 여왕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미친 건 당신들이지. 그 많은 도깨비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착취한 걸로도 모자라서, 진실을 알린 사람까지 체포하려고 그러나?”


 “그만해.”


 혜성이 말했다.


 “윤아, 이제 그만해.”


 그러자 여왕의 눈빛이 흔들렸다.


 “혜성아......”


 “미안해. 근데 나 때문에 너까지 힘들어지는 건 싫어.”


 여왕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여왕은 혜성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힘없이 팔을 내려뜨렸다. 혜성이 경찰에게 말했다.


 “가시죠.”


 경찰이 검사를 쳐다보자 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혜성은 그들에게 끌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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