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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캉 Aug 24. 2024

혼자 걷는 숲 길

- 올레길을 돌아 사려니숲으로

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살아갈수록 사람들로 힘들어진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사람들의 욕심이나 안위와 편익에 대한 집착이 내 눈에 밟힌다.


휴직하고 제주도를 18일 동안에 혼자 걸으면서 깨달은 것이 되려 현재를 힘들게 한다.
부질없음과 있음의 차이는 사람의 집착임을, 중요한 것과 사사로운 것은 마음 가짐의 차이임을
알아 버린 후에 사람과의 만남이 부질없음과 사사로움이 된다.
더불어 살기는 두려움이 된다.


나는 늘 숲 속으로 도망치고 싶다.
사람들을 피해, 사람들의 많은 집착과 비난과 맹목적인 욕심을 피해….
매일 아침 숲으로 출근하고 싶다.
그 마음 편안한
숲길을 걷고 싶다.


 15일간 제주 올레길을 돌아 제주시에 왔을 때, 나는 여전히 걷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또한 제주시의 번잡함이 어색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사려니 숲길로 갔다.

15km를 4시간가량 혼자 걷다 보니

숲은 한 없이 나를 품고,
그 적막함은 세상의 먼지를 털어 주고,
신선한 공기가 몸을 감싸 지친 나를 치유해 주었다.
원령공주의 사슴처럼 신비한 숲길은 어쩌면 신들이 주는 인간에 대한 위로일지도 모른다.


-24.8.24. 로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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