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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방황

- 프롤로그(prologue)

by 로캉
삼성 마이 마이

그 시절에 나는 무언가에 쫓기듯이

가벼운 가방에 형이 두고 간 ‘마이마이’와 김현식 테이프와 김광석 테이프를 넣고 목요일 밤 마지막 기차를 타곤 했다.

청량리든 서울역이든, 용산, 영등포역이든지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무작정 지하철 타고 역에 가서

막차 종점행 표를 끊고, 3~4시간 역내와 근처에서 기다리는 것부터

여행(?), 아닌 젊은 시절에 방황을 그렇게 시작했다.


중학교 때까지 멀미하던 내가

대학생이 되고서 왜 그렇게 해메였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

단지 바다가 보고 싶거나 숲이 보고 싶다는 명목으로, 남들이 모르는 주말을 보낸 은밀한(?) 흐뭇함으로……

그때의 그 방황이 지금도 사라진 것은 아니나

지금은 그 시절을

다시 되짚어 보고 정리해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아마도 지금까지 너무 앞만 보고 온 나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25.10.18. 로캉.


https://youtu.be/mZwxsQdfG9g?si=eiTmNfjkGA0JmeFF

김현식 - <여름밤의 꿈>. 1988.


그 시절, 집으로 가는 비탈길은 왜 그리 힘들고 외로웠을까? 어린 시절 저 골목을 뛰 놀던 아이들은 다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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