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이트 서커스> - 에린 모게스턴
- 서커스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예고도 없고 시내의 벽기둥이나 광고판에 전단이 붙지도 않고 지역 신문에 단신이나 광고가 실리지도 않는다. 어제까지는 그 자리에 없었는데 그냥 나타난다.
맞는 말이다. 서커스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형이 암에 걸린 것도, 내가 글을 쓰게 된 것도 갑자기 일어난 일이다. 오늘 브런치에서 다른 작가님의 글을 읽다가 눈물이 났다. 브런치 북으로 암에 걸린 남편분의 이야기를 연재하시는데 마지막으로 올라온 글의 제목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고 해도, 또 그걸 내가 알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두려워 뒤로 밀어내는 순간 결국 제자리다. 그러다 일어날 일은 끝내 일어난다. 과연 예고가 없었을까? 사람이 그렇다. 예고를 해줘도 미루고 미루다 다가온 충격에 버티지 못한다. 우리는 이렇게나 나약한 존재다. 하지만 고통을 최대한 미루다 보면 더 나은 방법이 나올지도 모른다. 끝내 방법이 나오지 않아도 지나온 시간을 잊지 말자. 고통과 행복은 어쩌면 형제로서 존재하는 긴 세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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