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초절식은 언제나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다이어트였다. 그래서 난 매일 감량을 체감할 수 있는 이 방법을 선호했다. 감량은 너무도 빨랐고 이렇게 빼도 괜찮은 걸까 두려움이 생기곤 했다.
첫 번째 끼니 : 야채와 두부 1/4모 + 요거트
두 번째 끼니 : 샐러드와 음료(커피, 우유)
간식 : 찐 계란, 견과류, 귤, 단백질 파우더
운동도 고된데 굶주림까지 버틸려니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순간순간 식욕과 인내심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집에선 냉장고를 수시로 열고 닫으며 고뇌했고, 운동을 마치면 1층 분식집 앞에 서서 발걸음을 집으로 향할지 분식집으로 향할지 갈팡질팡하기 일쑤였다.
인내심이 바닥나는 날이면 분식집에서 어묵 한 개 먹으려던 것이 김말이와 떡볶이로 이어졌고, '오늘은 치팅데이니까 괜찮아!' 면죄부를 앞세워서 티라미수와 아이스모카를 시작으로 이것저것 모두를 폭식의 희생양으로 삼았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 행복! 그런 다음날, 체중계에 서면 죄책감과 실망에 죽고 싶어졌다. '이런 똥멍청이! 그깟 식욕을 못 참다니? 난 의지가 왜 이렇게 약한 걸까?'
다이어트는 인내심이란 허름한 새끼줄에 매달린 발버둥이었다. 만약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그렇게나 자신을 괴롭히는 다이어트라면 차라리 관두는 게 어때?'라고 말해주고 싶다.
폭식하던 때의 감정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옵니다. 자유를 되찾은 그 당시 제 표정은 싱글벙글 세상을 다 가진 행복한 얼굴이었을 것 같네요.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식단이 힘들었다는 얘기겠죠?
다이어트에서 가장 괴로운 부분은 공복과 허전함을 견뎌내는 것이죠. 구글에서 weight loss를 검색하면 수많은 다이어트 연구 리포트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다이어트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실험 참가자의 섭취 칼로리를 1200-1500kcal 이하로 제한한 것을 볼 수 있죠. 다시 말해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섭취 칼로리 제한은 필수란 것이죠.
우리도 1200kcal 이하 칼로리 제한 식단을 목표로 합니다(본인 식단과 컨디션에 맞는 적정 수준을 찾으세요. 보통은 1끼에 400-600kcal로 만족감 있는 식사를 하게 됩니다).
섭취를 제한하지 않고 운동으로 감량하는 다이어트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처럼 단기와 고 감량이 목표인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습니다. 우선, 섭취를 제한하지 않으면 감량 속도가 느립니다. 그리고 우린 고 감량이 필요한 만큼 평소에 운동량이 적은 일상을 보내고 있고 운동수행 능력이 떨어지죠. 네. 저희에겐 수행이 힘들고 부상의 위험이 높습니다. 그래서 식단 위주의 다이어트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 목표는 '설렁설렁 기분 좋게 하는 다이어트'입니다. 칼로리 제한 식단을 가져가면서 고통을 줄이려면 식단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요? 음식 섭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이 두 가지, 식단 구성과 섭취에 대해서 말해볼게요.
첫 번째, 식단 구성. 당이 적은 만족감을 주는 식단으로 구성하세요. 칼로리는 적정 수준에서 조금 높거나 낮아도 괜찮습니다. 칼로리 숫자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하지만, 만족감이 들지 않는 식단은 부디 피해 주세요!
단식 후엔 단백질(가급적이면 고기)을 먹습니다 : 갈망과 허기를 달래고 만족감을 줌
반드시 매 끼니마다 야채를 많이 먹습니다 : 혈당조절과 지질(혈액 속 기름) 관리에 필수
탄수화물, 당이 적은 음식 선택 : 탄수화물은 매우 적게, 당은 최대한 회피.
비슷한 음식이면 GI 수치가 낮은 음식 선택 : 혈당 상승이 느린 음식을 먹습니다(감자보다는 고구마)
천연식품을 우선합니다 : 달달한 거 먹고 싶을 땐 스테비아 방울토마토, 블루베리, 사과, 귤, 바나나
식단의 핵심은 단백질입니다. 정확히는 고기입니다. 여러분이 칼로리 제한 식단을 시작하면 부족하고 허기지는 느낌을 받게 되실 거예요. 하지만, 고기를 먹으면 그런 느낌이 줄거나 사라집니다. 만족감이 느껴집니다. 행복감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원료(트립토판)가 고기에 많이 들어있다고 해요. 아마도 그 때문이겠죠? 고기를 2일 정도 안 먹으면 음식에 대한 갈망과 허기가 슬슬 올라옵니다. 단기 고 감량 다이어트는 고기로 성립되는 다이어트입니다. 이건 여러분이 직접 몸으로 체감하고 그 중요성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핵심은 고기!
야채는 한 끼에 오이 2개 정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더 드셔도 좋고요. 상추, 깻잎, 파프리카,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양파 등. 야채가 없으면 콩나물, 시금치, 숙주나물 같은 반찬으로 드셔주세요. 오이 대신 방울토마토도 좋습니다. 스테비아 방울토마토를 자주 먹었는데 단맛에 대한 갈망도 없앨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야채는 혈당의 흡수를 늦춰주고 식사시간을 늘려주므로 모든 식사에 야채를 일정량 이상 드셔주세요. 반드시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천연식품을 우선해 주세요. 지방이 분해되면서 노폐물과 독소가 많이 배출된다고 해요. 그것을 처리하느라고 몸 여기저기에 염증도 나타나고 힘드실 거예요. 그럴 때 인공감미료가 많은 음식보다는 천연식품을 먹는 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죠? 포만감과 만족감에서 차이가 나기도 하고요
실수하기 쉬운 것이 '칼로리만 같으면 괜찮아'란 생각이죠. 에너지바와 파우더 같은 것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건강한 일반인이라면 몰라도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에너지바는 1개의 당 함량이 무려 각설탕 10개를 넘어가는 것도 있습니다. 또, 음료로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매우 빠른 속도로 올라갑니다(다이어트 중에 가장 피해야 하는 상황이죠). 게다가 음료는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허기가 올라오고 폭식으로 이어지기 쉬워집니다.
식단은 뭐가 되었든 본인이 만족하고 쉽게 차릴 수 있는 식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고기미역국, 차돌된장찌개, 콩나물해장국, 아보카도 샐러드, 살사, 연어세비체, 비빔밥 뭐든 상관없습니다. 야채가 많고 고기가 들어가고 만족감을 주는 칼로리 제한 식단을 구성해 보세요.
저는 구운 고기를 잘게 잘라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조금씩 꺼내서 전자레인지로 돌려서 먹습니다(돼지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마늘). 고기 외에는 계란 1판, 두부 2모, 오이 10개, 방울토마토 2kg, 냉동 블루베리 1kg, 수입 멸균우유 4개 정도를 주문해서 먹는 편입니다. 고기, 두부, 생식을 좋아해서 이런 식으로 식단을 짰습니다. 취향에 맞는 식단을 생각해 보세요
탄수화물을 줄이고 고기를 적당히 먹으면 괜찮은 식단
처음엔 식단으로 반드시 실수를 합니다. 괜찮습니다. 실수를 하면서 올바른 식단이 정착되는 것이니까요. 제가 했던 식단 실수로는 누들, 묵, 연양갱, 꿀, 두유, 요구르트/요거트, 믹스 넛츠, 토마토 주스, 쫄면이 있겠네요.
둘째, 섭취입니다.
식단은 하루 1-2끼로 구성. 가급적이면 하루 2끼.
첫 번째 식사, 18-24시간 단식 후 식사로 반드시 단백질이 들어간 식단. 가급적이면 고기
두 번째 식사, 단식을 위해 첫 번째 식사보다는 가벼운 식단
야채 > 단백질 + 지방 > 탄수화물 순으로 천천히 먹습니다 : 혈당상승 억제
종합 영양제, 비타민C 등을 챙겨 먹습니다
물을 자주 마셔줍니다.
갈망을 참을 수 없을 때를 대비한 대책도 마련해 둡니다
우선 하루 2끼를 추천합니다. 24시간 간헐적 단식이 18:6 보다 더 효과적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컨디션에 따라 공복이 심해질 때가 있습니다. 잦은 스트레스는 폭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컨디션이 좋을 때만 24시간 단식을 하세요(탄수화물을 중단하면 감량속도는 훨씬 빨라집니다. 대신 민감해지기 쉽고 뇌가 잘 돌아가질 않습니다).
단식 후 첫 식사는 단백질을 메인으로 합니다. 고기를 추천합니다(생선도 괜찮습니다).
처음은 계란 프라이로 시작했는데 부족한 느낌이 반복돼서 고기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제 첫끼는 고기입니다. 돼지고기/쇠고기(100~150g) + 오이 2개(방울토마토) + 귀리밥(1T) + 반찬(나물) + 호두(캐슈너트) + 사과(귤, 바나나)가 일반적인 제 첫 식사입니다. 고기가 메인인 식단의 칼로리는 생각보다 낮습니다. 낮은 칼로리에 만족도가 높은 식단, 당섭취는 매우 낮은 식단이 가능해집니다.
두 번째 식사는 단식의 시작이므로 첫 식사보다 가볍게 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첫 번째 식사가 부족해서 포만감이 필요할 땐 두부 또는 양배추를 드세요. 두부 1모(250kcal, 당류 1%)와 김, 볶음 김치, 야채만 드셔도도 배부름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두부의 포만감은 훌륭합니다. 두부를 좋아하지 않으시면 양배추와 계란/참치로 버터 볶음요리나 샐러드를 만들어 드시는 것도 괜찮아요.
두부는 구워서 먹으면 더 맛있다
참을 수 없는 식욕과 갈망을 대비한 대책도 제대로 마련해 두세요.
빵에 대한 갈망 : 달걀빵
음료에 대한 갈망 : 제로 음료 작은 페트병을 사둡니다. 심할 때 한 모금씩 드세요
단맛에 대한 갈망 : 스테비아 방울토마토, 귤, 블루베리, 알룰로스 푸딩, 스테비아 초코바
포만감에 대한 갈망 : 두부, 사과 1개(사과가 생각보다 포만감이 있습니다)
혹시 모를 저혈당을 대비해서 음료, 사탕 같은 것도 준비해 두시면 좋습니다.
주의할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몸에 힘이 없고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 수가 있어요.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몸에 이상이 있거나 영양섭취 불균형에 대한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망설이지 말고 가정의학과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세요. 그리고 식단과 섭취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받아보세요. 병원은 아프지 않을 때 가는 것이 최고입니다.
다이어트는 식단의 습관화에 대한 연구입니다.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음식이라도 귀찮으면 습관으로 정착시킬 수 없죠. 본인의 음식 취향을 살피고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식단을 시도해 보세요. 한 달 정도면 서서히 습관으로 정착시키실 수 있을 거예요.
만약, 식단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도서관에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도서관에 가면 다이어트 요리책들이 굉장히 많아요. 거기서 간편하고 맛있는 요리법들을 찾아보세요. 많이 도움이 될 거예요. 본인이 직접 요리하거나 챙겨서 먹는 일이 힘들면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샐러드 정기배송, 식단 배송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여러분들의 식단 연구와 섭취 습관 정착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다이어트를 하면서 요리에 재미를 붙이시게 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