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by 빛해랑

가지 찢어 질라.


손 뻗으면 닿을 듯한 감, 가지마다 붉다. 이 집 저 집 앞다투어 익어간다.


해마다 마주하는 가을이지만 연인처럼 설렌다. 해를 본 강아지처럼 반갑다.


이미 봄부터 꽃으로 왔었다. 여름의 밤하늘을 지나 색색의 옷을 입었다가 벗고는 빈 가지만 남기겠지.


변화하는 계절을 보는 기쁨을 무엇에 비할까.


인생도 계절이다. 때로는 지루했고 가끔은 특별했던 일상, 똑같은 날 없어 살 만했다.


행복은 풀처럼 어디에나 있는 거라 애써 믿으며,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를 꿈꾸며,


부서지고 어긋나는 하루여도

계절이 바뀌듯 다른 시간이 온다는 걸 알기에,


어김없이 오는 계절을 믿듯

나를 믿으며 살아냈다.


오늘도 하늘은 높고 낙엽 붉으니

살 만한 날이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