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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나는 지질하다.

by 눈물과 미소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비구름이 보름달을 삼켰다.

고궁에 가고자 하던 계획이 취소되었고,

나는 머리도 감지 않은 모습으로 하루를 살아내었다.

허한 마음에 떡과 바나나, 그리고 땅콩을 집어 먹었다.

그나마 위안을 삼는 일이라고는 계단을 통해 아파트를 오른 일과, 영어책을 석 장 읽어낸 일, 그리고 설거지로 집안일을 도운 일 따위이다.

글감을 찾고 싶어서 펴든 책은 도통 집중할 수가 없다.

내일의 나도 지질할 것이다.

글피의 나도 지질할 것이다.

지나간 일들은 어쩔 수 없다.

다시 책을 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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