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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빛 Apr 17. 2024

아무 걱정 말아요. 내가 있잖아요.

스티비 원더, Don't you worry 'bout a thing

어느 날 걱정이 많아져 생각이 멈출 때면 찾아 듣는 음악이 있다.


"Isn't she lovely"로 유명한 스티비 원더의 "Don't you worry 'bout a thing."이다.


    나는 이 곡을 2022년 여름에 재미있게 봤던 합창 배틀 프로그램 <싱포골드>에서 처음 들었다. "이퀄"이라는 신생 합창단이 부른 무대였는데, 이 합창단은 동아방송예대 보컬 전공 학생들이 만든 합창단이었다. 마치 가수들이 연말에 음악 프로그램에서 합창을 하듯이 한 명, 한 명이 노래를 똑 부러지게 잘해서 무대를 보면서 정말 속이 후련했던 기억이 난다.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 무대였다.


합창 배틀 프로그램 <싱포골드> 중 합창단 '이퀄' 버전 (영상 보기)




    학교에서 수업 진도가 끝나가고 방학이 다가오면 학생들에게 음악 영화를 틀어주는데, 내가 가장 자주 보여줬던 영화 <씽>은 다양한 동물들이 음악에 대한 꿈을 가지고만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용기를 내어 꿈을 펼쳐나가는 내용이다. <씽>에서 가장 수줍음이 많고 소극적인 캐릭터는 바로 가장 덩치가 큰 코끼리인데, 이 코끼리가 자신의 음악을 펼치는 장면에서 부른 곡이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싱포골드> 이후 잠시 잊고 있었던 "Don't you worry 'bout a thing “였다.




Everybody's got a things.(모든 사람들은 재능 하나씩은 갖고 살아.)

But some don't know how to handle it.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활용할 방법을 몰라.)

Always reachin' out in vain Just taking the things not worth havin (언제나 가치 있는 것을 갖지 못하고 허무함에 빠지게 되지.)

But don't you worry 'bout a thing (하지만 그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어)

They say your style of life's a drag (그들은 네 삶의 방식이 지루하다고 말하지.)

And that you must go other places (그리고 네가 다른 곳들에 가봐야 한다고 하지.)

Just don't you feel too bad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

When you get fooled by smiling face (웃는 얼굴로 너를 놀릴 때에도.)

Every body needs a change (누구나 변화는 필요해.)

A chance to check out the new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해.)

You're the only one who see (너는 그걸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The changes you take yourself through (너 자신만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아.)

Don't you worry 'bout a thing (아무런 걱정 하지 마.)

Cause I'll be standing on the side when you check it out (네가 헤매고 있을 때 나는 너의 곁에 있을 거야.)


영화 씽 OST, "Don't you worry bout a thing" (영상 보기)





    라틴계 열정적인 타악기 리듬 위에 유연하게 흘러내리는 선율은 가사에서 위로를 받아 자칫 먹먹해질 만한 마음을 흥이 오르게 만들어 준다. 더불어 곳곳에 등장하는 반음씩 내려가는 선율은 생동감과 색다른 매력을 더해준다. 나는 혼자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반음씩 내려가는 선율 부분에서 음이 차례로 정확히 내려가는 것에 신경을 쏟게 되어 마음에서 걱정이 비워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목구멍의 성대에 힘을 넣었다, 뺐다 하며 음을 정확히 짚어 내는 것에 집중한다. 완벽히 부르고 나면 정말 기분이 좋아져 걱정이 날아간다.  




    이 곡을 만들고 부른 스티비 원더는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를 극복한 것으로 유명한 음악가다.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으니 세상과 단절되어 자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았으리라. 어쩌면 장애에 대한 고통과 좌절이 승화되어 이런 가사를 쓰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힘들고 지칠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눈을 반짝거리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노래하는 합창단 '이퀄', 자신의 음악을 용기 내어 찾아가는 내성적인 코끼리 '미나', 그리고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음악가 '스티비 원더'가 떠오른다. 세상에서 나 혼자만 이렇게 서툰 것이 아니라고,  토닥토닥 위로하는 동시에 이제 괜찮다며 야, 괜찮아! 내가 있잖아! 하고 소리치는 것 같다.


사회적 존재인 사람은 가족, 친구, 동료 등의 다양한 사람들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나도 스티비 원더, 커피소년처럼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어주는 음악을 만들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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