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비슷한 하루가 아닐까 하네요(D-334)
이틀 동안 내리던 눈이 드디어 그쳤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창밖으로 햇볕이 얼굴을 조금 내밀고 있습니다.
거실 난간을 보니 조그만 고드름 3개가 보이네요. 예전에는 집 처마에 고드름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아파트에 살면서는 오래간만에 봅니다.
오늘은 처갓집에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갑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딸애가 시집을 간 후에는 저희 집에서 차례를 지내거나 동생네가 모이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딸 내가 명절에 오기는 하는데 동생들 입장에서는 저희 식구들이 모이는데 방해가 될 것 같다며, 저희 집에 와서 식사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명절에는 처갓집에 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처갓집은 무척 가깝습니다. 걸어서 1분이라고 해야 하나요.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바로 옆동이니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을 포함해도 5분이면 가니까요.
저는 전당뇨상태 인지라 식사조절과 식후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비해 8kg 이상 체중도 줄어든 상태이고, 1년 넘게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 목표가 '당뇨 No! 피할 수 없으면 죽기 전날 OK!'이라, 식사조절과 식후운동은 필수 항목입니다.
어떤 사람은 제가 좀 과하게 대응한다고 하는데, 어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집안 내력이 있어서 무척 신경을 쓰는 병입니다.
그러니 이런 명절은 참기 어려운 시기라고 할 수 있지요. 맛있게 먹을 게 너무 많으니 음식조절이 쉽지 않고, 식후에도 모든 식구들이 모여있는데 혼자 운동을 하러 나가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이라 역시 메인 음식은 떡만둣국이고 여기에 잡채, 동그랑땡, 불고기 전골, 각종 나물이 있으니 결국 폭식을 하고 말았습니다. 혈당 조절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탄수화물인데 떡만둣국이나 잡채와 같은 음식이 해당됩니다.
이제 배부르게 식사를 하고 나니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연속혈당측정기를 팔뚝에 부착하고 있지 않아서 스마트폰으로 혈당 그래프를 바로 보는 스트레스는 없지만, 과거 경험을 비춰보면 지금이면 혈당이 나로호 발사 각도로 상승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거실 한쪽에서 실내 걷기 운동을 해보았지만 많이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네요.
다행히 처갓집에서 저희 집이 무척 가까운 이점(?)을 살려, 고양이 밥도 줄 겸 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선 편하게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Go Go.
도로는 제설작업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인도는 사람이 다닌 길 외에는 아직도 눈이 많이 쌓여있네요.
늘 다니던 인근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눈이 왔는데 누가 있을까 했는데, 10여 분이 운동을 하고 계시네요. 모두 대단하시네요.
완전 무장을 하고 얼추 1시간 정도를 걸었더니 좀 뱃속이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슬슬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4시가 넘었습니다. 잠시 저의 최애 프로그램인 'Deadliest Catch(데들리스트 캐치)'를 보면서 좀 쉬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알래스카 베링해에서 대게잡이를 하는 어선단의 일상을 촬영한 리얼리티 다큐멘터리 시리즈입니다. 요즘과 같이 정치나 경제적으로 머리가 복잡한 상황에서는 정말 맘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대게를 잡기 위해 밤낮 없는 작업 후, 꽉 찬 통발을 보고 환호하거나 빈 통발을 보고 실망하는 장면 등을 보면 금방 감정이 같이 몰입되곤 합니다.
한참을 보다 보니 벌써 5시 30분이 넘었네요. 저녁 시간이 된 것 같아서 다시 처갓집으로 갔습니다. 모두 피곤해서 식후 낮잠을 자고 일어난 모양입니다. 좀 이야기도 하고 루미큐브와 같은 보드게임도 하고 나니, 저녁 7시가 되어 또 식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명절에는 주식을 먹던 간식을 먹던 계속 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절의 마지막 음식은 바로 남아있는 음식을 모아서 비벼 먹는 비빔밥입니다. 얼마 전 짠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잘 비빈 비빔밥을 소고기 전골과 같이 먹으니 생각보다 속은 편안하네요.
이렇게 설 연휴 중 절반이 흘렀습니다.
눈이 많이 와서 꼼짝없이 집에 있으니 좀 지루하네요.
아마 눈이 안 왔다면 밖에 나가서 구경도 하고 외식도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집에 있었던 덕분에 설 당일을 빼고는 식사조절과 식후운동을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게, 그나마 위안은 됩니다.
이번 설 연휴는 긴데 비해 별로 할 일은 없이 지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녁이 되면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 것 같은 것은 나이가 들어서 일까요.
푸른 뱀의 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우리 손주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품에 안아보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