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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복셰프의 목란을 다녀왔습니다

망원시장도 보고, 가족과 함게 즐거운 점심을 먹고 왔습니다(D-330)

오늘은 설 연휴 끝자락의 토요일입니다.

아들이 어렵게 전화예약을 해서 그 유명하다는 이연복세프의 '목란'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예약된 시간은 오후 1시 30분인데 좀 일찍 집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가는 길에 동생네 가게에 오랜만에 들리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동생네는 요즘도 여전히 핫하다는 '망원시장'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망원동에서 1970년 대부터 1993년까지 살았기 때문에 이곳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80년대까지는 망원시장이 없었고 '성산시장'만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망원시장 반대편에 있는 '월드컵시장(舊 성산시장)'이 망원시장보다 먼저 상권을 형성되었던 곳입니다. 제 기억에도 지금 망원시장 자리는 그냥 시장이 확장되면서 만들어진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 망원시장 조합장께서 시장을 깨끗하고 다니기 쉽게 개선하면서부터 주도권이 망원시장으로 넘어가게 되었다고 하네요. 지금 다녀봐도 보행할 수 있는 공간에 물건을 마구 내놓아 방문객의 불편을 초래하는 일반 재래시장과는 차원이 다르게, 넓고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도 많고, 곳곳에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튜버들의 방송으로 시끄럽습니다. 잠시 동생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약 15분 거리에 있는 '목란'으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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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시장 전경, 수많은 사람으로 혼잡하네요]



망원동에서 멀지 않은 연희동도 오랜만에 와봤습니다. 여기도 예전 동네라서 그런지 골목골목으로 들어가야만 '목란'이 보입니다. 간판이 작아서 차를 타고 가까이 가야만 보이니, 눈이 안 좋은 사람은 잘 안보일 수도 있네요. 

2층 구조의 일반 주택을 개조해서 식당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주차장은 예약한 손님 위주로만 주차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예약시간에 맞추어 가니 주차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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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란 외부 전경, 주차장]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들어서인지 내부는 아늑하게 느껴집니다만,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나 장애인을 동반하신다면 휠체어 이용이 어려워 힘드실 수 있을 것 같네요. 특히 남자화장실은 2층에 있는데 계단으로만 이동이 가능하더라고요.


저희는 예약을 할 때 사전 예약 메뉴로 그 유명한 '동파육', '멘보샤'와 '어향동구'를 시켰습니다. 예약 메뉴가 아닌 음식은 바로 현장에서 주문이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자리에 앉으니 기본 찬이 제공되는데 '짜사이'와 '단무지'입니다. 지난번 식사했던 여경래대가의 '홍보각'은 기본 찬으로 '짜사이', '오이절임', '소금 묻힌 땅콩'이 나왔는데 거기에 비해서는 좀 아쉬움은 있습니다.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홍보각' 반찬이 더 맛있네요.


첫 번째 나온 요리는 '동파육'입니다. 여섯 시간 이상의 정성을 들여야 만들어진다고 하는 음식이라고 하던데, 정말 고기가 너무 연해서 젓가락만으로도 가로 또는 세로로도 잘 잘라집니다. 냄새에 민감한 저도 맛있게 먹었네요. 옆에 보이는 것은 배추인데 개인적으로는 청경채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네요.

[동파육 大 11조각][동파육 大 11조각]


두 번째 요리는 제가 꼭 먹어보고 싶었던 '멘보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무척 기대를 하고 있었던 음식이지요. 한 입을 베어 먹는 순간 '아, 이래서 사람들이 멘보샤 멘보샤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과자와 같은 식감인데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가루도 안 생기면서 한 입 베어집니다. 그리고 다음에 느껴지는 다진 새우살이 풍성하네요. 역시 소문 그대로 매우 만족할만한 맛이네요.

[멘보샤 大 12조각][멘보샤 大 12조각]

세 번째로 나온 요리는 '어항동구'인데 '동구버섯 위에 새우살을 올려 쪄낸 후 어향소스로 맛을 낸 매콤한 요리'라고 합니다. 밑에 깔려있던 버섯이 동구버섯이었네요. 글을 작성하다 보니 지금 알게 되었습니다. 전 그냥 표고버섯이라고 생각하고 먹었습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동파육이나 멘보샤에 비해서 크게 감명은 못 받았습니다. 그래도 뒷맛이 제법 매콤해서 저는 나중에 볶음밥을 먹을 때 소스로 사용했더니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어향동구 大 12조각][어향동구 大 12조각]

어! 그러고 보니 예약 요리를 전부 大자로 시켰는데 동파육만 11조각이고 나머지는 12조각이네요. 왜 그럴까요? 잘못하면 싸움날 것 같습니다. 왜 동파육만 11조각인지, 그것이 알고 싶네요.



예약 요리를 먹으면서 '탄탄면'을 시켰습니다.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시킨 음식인데, 땅콩이 가미되어 고소하면서도 약간 시큼한 맛도 나네요. 나름 맛있게 먹기는 했습니다. 

양이 좀 부족한 것 같아서 '새우볶음밥'도 추가했습니다. 밥알이 꼬들꼬들하니 잘 볶아졌습니다. 옆에 소스로 나온 짜장면 양념도 고소하고 맛있네요. 여기에 아까 '어향동구'의 소스를 비벼서 먹었는데 이것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주문 마감시간이라고 하며 추가로 시키실 게 있냐고 물어보네요. 그래서 후회하지 말고 하나 더 시킨 것이 바로 '짬뽕'입니다. 이게 추가로 시킨 음식 중 가장 나았던 것 같습니다. 국물이 전혀 느끼하지 않고 정말로 시원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안에 들어있는 오징어, 홍합 등 해산물이 각각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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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탄탄면, 가운데-볶음밥, 오른쪽-짬뽕]

음식을 거의 다 먹을 때쯤 되니까 딸아이가 이야기하더라고요. 

"중국음식인데 기름기가 거의 없어서 안 느끼하네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딸애가 이야기하길래 생각해 보니 정말로 느끼한 음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식사 후에도 속이 더부룩한 것을 못 느꼈습니다. 

역시 일반 중국집 음식하고 다르기는 하네요. 



여경래대가의 '홍보각'에 이어, 이연복대가의 '목란'에서도 모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두 곳 중 유일하게 겹치는 음식이 '짬뽕'인데요. 홍보각의 짬뽕이 무겁고 깊은 맛을 냈다고 하면, 목란의 짬뽕은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라는 차이입니다. 그런데 가격은 홍보각 짬뽕이 24,000원이고 목란의 짬뽕은 15,000원이네요. 홍보각이 호텔 내에 매장이 있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가격대가 높더라고요.


제가 감히 중식요리 대가 분들의 음식을 평가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전부 맛있어서 살면서 한 번쯤 먹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정도입니다. 

솔직히 가격이 좀 비싸서 두 번 갈지는 모르겠지만,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도 먹고 추억도 쌓을 수 있었던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홍보각'과 '목란'을 방문했을 때 대가(大家) 두 분을 모두 뵙지 못한 점입니다. 사진은 못 찍더라도 얼굴이라도 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네요. 그래도 '목란'에서 이연복 대가분의 아드님은 뵈어서 그나마 위안을 되네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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