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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새롭게 꾸며진 사무공간에서 근무 시작

나름 스마트오피스, 아침 내내 책상과 서랍 정리로 바쁩니다(D-323)

오늘은 아침 출근 후 업무는 뒷전이고 쌓아 놓았던 짐을 정리하기 위해 모두들 부산합니다.

먼저 제 자리부터 세팅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모니터와 물건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이삿짐을 정리하신 분들이 한 곳에 차곡차곡 쌓아 놓아서 찾기가 너무 어렵네요.

박스의 무게도 만만치 않은데 이걸 2중 3중으로 쌓아 놓았으니, 일일이 들어서 확인을 해야 합니다.

겨우 겨우 모니터와 물건을 찾아서 제 자리로 옮기는데 까지는 성공했습니다. 다행히 안 무거워서 그렇지 무거웠으면 제법 애를 먹었을 것 같네요.



이게 넣을 때는 별생각 없이 대충 넣었는데 막상 꺼내서 정리하려고 하니, 체계적으로 넣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됩니다. PC와 모니터의 전원 케이블과 HDMI 케이블을 한 곳에 놓아두지 않아, 찾아서 컴퓨터 세팅하는데만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항상 정리를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이 쉽고 빠르게 대충 정리하면, 나중에 꼭 대가(?)를 치르더라고요.

책상 위를 정리한 후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아직도 쓸모없는 것이 눈에 띄기는 합니다. 그래도 서랍장이 여유로워서 일단은 그냥 넣어두었습니다. 혹시나 나중에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지난번 가족과 함께 패션 아웃렛을 잠시 들려보니, 예전에 골덴이라고 불렀던 '코듀로이(Corduroy)' 소재의 바지가 진열되어 있는 것을 봤습니다. 순간 '요즘에도 이런 재질의 옷을 입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10년 가까이 입지 않고 처박아 두었다가, 약 1달 전에 쓸만한 코듀로이 바지 3벌을 버렸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무척 아깝다고 느껴지네요.


전자제품은 시대가 지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무척 적습니다.

유행의 문제가 아니라 성능의 문제 때문에 그렇습니다. 집에 14년 전 사용하던 랩탑이 있는데, Windows 11로 업데이트를 해 놓아서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랩탑이 있는데 굳이 과거 것을 꺼내서 사용할 이유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버리지도 못하고 아직도 장롱 안쪽에 자리를 잡고 있지요.


이제 책상을 모두 정리하고 둘러보니 예전 사무실에 비해 달라진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제가 처음 입사했던 90년대에는 파티션의 높이가 높아서 앞사람의 얼굴이 안 보였습니다. 그리고 20년 뒤인 2010년대에는 직원 간의 대화를 위해 파티션의 높이가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다시 얼굴이 안 보이는 높이로 파티션이 높아져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앉아있던 실장자리는 마치 독일의 성과 같이 'ㄷ'자 형태로 높게 파티션이 쳐있어 자리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네요.

시대에 요구에 따라 낮은 파티션이 맞을 때도 있고, 높은 파티션이 맞을 때도 있네요.



젊은 친구들이 취업과 관련하여 질문하고 답을 하는 사이트에 들어간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보니 586세대를 비난하는 글이 있더군요. 제가 좀 순화해서 정리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개도국시절에 일자리가 많아 586 세대들은 쉽게 취직했는데, 지금 세대는 토익이니 쌍기사니 공모전에 인턴까지 하면서 열심히 노력해도 채용이 될까 말까 합니다. 그런데도 요즘 애들은 고생을 안 해봐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한숨만 나오네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저희 세대 때는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던 때라, 기업의 직원 채용 규모가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컸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시기였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와 같이 양적 성장을 하는 시대가 아니고,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이다 보니 더더욱 신규 인원의 채용이 적어지고 있지요.

이런 점은 당시 혜택(?)을 받은 세대의 한 명으로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 '오래된 것'이라서 또는 '유행에 뒤처진 것'이라서 버려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유행은 돌고 돌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쩌면 오래되고 유행에 뒤처진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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