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자리정리를 미리 해봅니다

책상을 미리 정리하다 보니 추억도 비워집니다(D-330)

아래로

아직 퇴직이 한참(?) 남았는데 자리에 앉아 책상과 서랍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무실을 요즘 트렌드에 맞춰 스마트 오피스로 변경한다고 하네요. 

한 10년 된 사무실이니 새로운 분위기로 탈 바뀜 하면 한결 기분은 좋아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무실 공사 전에 각자의 자리를 정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버릴 물건은 버리고, 챙길 물건만 박스에 넣어 포장을 해야 하는데 갑자기 귀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있으면 어차피 확실하게 정리를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정리하기 전에 한번 책상 위와 서랍 안을 쭉 훑어봤습니다. 

이것저것 웬 잡동사니가 이리도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택배로 받은 후 남은 조그마한 종이 박스가 5개, 안 신는 신발 1개, 언젠가는 쓰겠지 해서 놔두었던 7년 전 그래픽카드와 유선 키보드, 작동이 가능한지 의심스러운 1세대 블루투스 이어폰, 왠 TV용 동축케이블, 예전 회사 로고가 박혀있는 명함 지갑, 사용이 가능할는지 모르겠는 볼펜과 만년필, 기억이 까마득한 영어 학습용 책 등 다양합니다.



박스에 옮길 물건을 담기 전에 사전 작업으로, 쓸모없는 물건은 버려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버리려고 손에 들면 왠지 버리기가 아쉽습니다. 비싼 것도 아니고 놔두어도 사용하지 않을게 뻔한 물건인데도 말이지요. 아직도 예전 물건에 대한 애착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오늘은 조금만 버리고, 내일 다시 생각해 보고 버리기로 했습니다. 

막상 버리려고 하니 이게 또 미련이란 게 남아있어서 말입니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게 미련이기는 한데, 사실은 추억을 버리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추억을 간직한 물건을 보면 그때 당시의 상황이 머리에 그려집니다. 

즐거운 기억, 아쉬웠던 기억, 슬픈 기억 등 말이지요.

그래서 못 버리고 망설이는 것이지요. 

오늘도 과감하게 못 버리고 내일로 미루고 있습니다. 

어차피 버려야 할 것인데 말입니다.


정리하다 말고 멍하니 창밖을 보면서 생각해 보니, 집에도 정리할 물건이 엄청 많네요.

하지만 그건 퇴직 후 시간을 갖고, 추억을 되새기면서 하나씩 정리할 계획입니다.


나이가 들면 과거에 집착하고, 추억을 되새김질하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현실에 집중하면서 살아가야 하는데도 말이지요.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

이전 07화 푸른 뱀의 해, 첫날 하루 이야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