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도 치아를 또 발치합니다(D-163)
2025년 6월 4일, 왼쪽 어금니 27번 치아를 발치하는 날입니다.
이 치아는 예전에 갈비탕을 먹다가 깨진 이후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살릴 수 있나 치료 가능성을 알아봤지만, 인레이나 크라운 같은 보존 치료는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결국 발치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이 치아를 발치 후 임플란트를 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인접한 26번과 28번 치아를 교정하여 빈 공간을 메우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은근히 치아 파노라마 사진을 자주 보다 보니 이제는 치료 방향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하네요.
마취주사도 아프고 안 아프고 하네요
오늘 병원에서 제 파노라마 사진을 받아왔습니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파노라마 사진을 보고 비교하다 보니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향후 치료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직접 제 사진으로 확인해 보니 치아 상태가 꽤 안 좋아 보이기는 하네요.
잠시 기다린 후 진료실로 들어가니, 왼쪽 27번 치아 발치를 위해 잇몸에 마취주사를 놓더군요. 이번에도 마취약이 들어갈 때 제법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마취가 진행되는 동안 교정담당 의사분이 오셔서 발치 후 교정절차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선 27번을 발치한 후 26번과 28번 치아를 이용하여 간극을 메우는 방식으로 교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마취를 한 김에 26번 치아 쪽 잇몸뼈에 교정용 스크루를 박기로 했습니다. 전 처음에는 치아에 직접 스크루를 박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잇몸뼈에 박는다고 하네요. 설명을 듣고 나니 좀 끔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정스크루는 이동을 원하는 치아만 움직이고, 나머지 치아는 움직이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사용한다고 합니다. 딱 저와 같이 양쪽 어금니 쪽만 교정할 때입니다. 필요한 위치의 치아들 사이에 건강한 잇몸을 찾아서, 잇몸의 절개 없이 6~10㎜ 가량의 작은 나사를 잇몸 뼈에 박는다고 하네요. 나무에 나사를 돌려 박는 것과 같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이구! 다행히 뼈에는 신경이 없어서 감각을 느끼지는 못한다고 하네요. 다만 잇몸이 통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잇몸에 마취하고 시술을 하게 됩니다. [출처 - 더푸른치과의원]
교정용 스크루를 잇몸뼈에 박기 위해서는 우선 마취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발치할 치아 잇몸에 마취한 것 외에도, 추가로 교정이 진행될 치아 잇몸 부분에도 마취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마취주사는 따끔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크게 아프지는 않더라고요. 어쩌면 발치를 위해 먼저 주사한 마취약의 영향일 수도 있고, 아니면 주사약을 천천히 주입해서 통증이 덜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누워서 생각해 보니 주사액을 넣는 속도가 이전보다 2배 이상 느린 것 같았습니다.
교정스크루 식립과 세 개째 치아를 발치합니다
마취가 시작되고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하자, 먼저 교정용 스크루를 박고 27번 치아를 발치한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발치 후에는 지혈을 위해 거즈를 물고 있어야 하니까 순서가 맞습니다.
이때 교정을 위해 26, 27, 28번 치아 부위의 본을 뜨는 작업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이 본을 통해 교정장치를 제작하고, 치료 계획 및 진행 상황을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본을 뜨기 위한 재료는 일정시간이 지나야 굳기 때문에, 좀 냄새나고 불쾌하더라도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본을 뜬 후 일부 조각이 남아서 제거했지만, 소량을 섭취해도 인체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스크루를 박을 때 어떤 느낌일지 걱정했지만, 의사분이 "좀 조이는 느낌이 있을 수 있다"라고 미리 설명해 주어서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이렇게 26번 치아 잇몸뼈의 앞쪽과 뒤쪽에 각각 1개씩, 총 2개의 스크루를 식립 하였습니다. 마취 덕분인지 통증으로 인해 아프거나 불쾌한 느낌은 없었던 것 같네요. 이렇게 박은 스크루는 아무래도 툭 튀어나와 불편할 수 있어, 레진으로 살짝 덮어서 마무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교정스크루의 식립치료를 마친 후, 깨졌던 27번 치아를 발치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전에 두 개의 치아를 발치할 때는 한쪽 공간이 비어있어 비교적 수월했지만, 27번 치아는 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공간이 좁아 발치가 다소 까다로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 없이 발치가 잘 이루어졌습니다. 내일(6월 5일)은 교정스크루를 박은 곳과 발치한 부위에 드레싱(소독)을 위해 병원을 한번 더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제 거즈를 물고 대기실로 나가보니, 아내도 치료를 마치고 앉아 있더군요. 아내는 인레이 치료 한 개와 추가로 발견된 충치 부위에 레진 치료를 받았다고 하네요. 이렇게 저희 부부는 나란히 치과 치료를 다니고 있습니다.
출혈이 멈추고 마취가 풀리면 저녁 식사를 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외로 출혈이 잘 멈추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지난 두 번의 발치 때까지는 2시간 내에 지혈이 바로 되어 큰 불편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발치 후 3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지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부드러운 그릭 요거트와 수박으로 간단히 대신했습니다. 배는 고팠지만 식사가 부실하다 보니 식후운동도 생략하게 되었네요. 치아의 중요성을 한번 더 느끼는 순간입니다.
내일은 소독을 위해 한번 더 방문을 해야 합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