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스마트 할부지 34, 딸애와 손녀를 만나고 왔습니다.
오늘은 딸애가 '팡팡이'를 출산한 지 2일째 되는 날이라 면회가 된다고 합니다.
원래는 축하도 할 겸 고생한 사위를 불러서, 점심을 같이 먹은 후 아기를 보러 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딸애가 소변줄을 뺐다며, 아기를 보러 가기 위해 운동을 하려고 하니 부축해 줄 사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위와 함께하는 식사는 다음으로 연기했습니다.
딸애도 사진으로만 아기를 봤지, 실제로는 못 봤으니 얼른 가서 보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수술 후 아픈 것을 참고라도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네요.
2일 차에 딸과 손녀 얼굴을 봤습니다.
병원 1층 로비에 있으니 사위가 내려왔습니다. 딸애가 있는 병실은 5층이고 1인실이라고 합니다.
병실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딸애가 침대 위에 앉아 있습니다. 출산 한지 이틀 째라서 그런지 얼굴과 손 등이 많이 부어있습니다. 수술 당일은 심하게 부어서 눈도 잘 안 떠졌는데, 그래도 오늘은 좀 나아진 것이라고 하네요. 갑자기 달라진 딸애의 얼굴과 손을 보니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아직 팔에는 수액과 무통주사, 그리고 페인버스터가 주렁주렁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제 오후 1시부터 차례대로 신생아실 유리창을 통해 아기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신생아실 앞에서 면회카드를 보여주면 약 3분 간 아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산모와 가족들이 줄을 길게 서 있습니다. 딸애와 같이 줄을 서서 한번 사방을 훑어보니 그래도 저와 아내는 젊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축에 속합니다. 그런데 딸애가 갑자기 어지럽고 토할 것 같다고 하네요. 그래서 잠시 벽에 기대고 있으니 좀 나아진 듯한데 불안하기는 합니다. 수술 중 출혈도 있고 해서 어저께 철분제도 맞았다고 하는데 아직도 좋아지지는 않은 것 같네요.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습니다. 면회카드를 보여주니 손녀의 아기바구니를 밀고 유리창 앞으로 놓아주네요. 사진으로만 보던 손녀의 얼굴을 실제로 보게 됩니다. 딸애 역시 처음 만남이고요. 딸애는 연신 예쁘다고 난리입니다. 4명의 신생아가 나란히 있는데, 그중에서 제일 예쁘다고 말하는데 제가 봐도 맞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나란히 서있는 산모들 모두 자기 아기가 제일 예쁘다며 어쩔 줄 모르고 쳐다보고 있더군요.
'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제일 예쁘다고 한다'는 속담은 사실로 확인되네요.
약 3분 간의 면회를 마치고 병실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딸애가 쉴 수 있도록 우리는 바로 병실을 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서도 계속 아까 찍은 동영상을 보고 또 보고 있네요.
제왕절개 수술 후 일정
수술 산모를 위해 병원에서는 일자 별 조치사항을 만들어서 병실마다 비치를 했더군요. 그래서 앞으로의 일정을 잘 알 수가 있었습니다. 아마 병원마다 세부내용은 다르겠지만 큰 골격은 비슷할 것 같네요.
수술 당일: 수술 후 12시간 후 물섭취 가능하며, 진통제가 필요하면 간호사실로 연락.
2일 차: 수술 부위 소독 및 소변줄 제거, 무통주사 카데터 제거, 점심부터 미음 죽으로 식사.
3일 차: 일반식으로 식사가 가능(조식 07:30, 중식 11:50, 석식 16:40, 야식 18:30), 얼굴마사지 및 샴푸.
4일 차: 모유 수유 시작(11:30~12:00, 14:30~15:00, 20:00~20:30), 퇴원교육(12:00~13:00).
5일 차: 퇴원 수속(09:00~11:00) 및 퇴원.
5일 차에 퇴원하게 되면 바로 딸애와 아기는 산후조리원으로 갈 것입니다. 퇴원 준비를 위해 아내가 잠시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이제 산후조리원으로 들어가면 신랑 말고는 2주 간 면회가 안 된다고 하네요. 산모가 편하게 아기와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있을 때 아기도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3일 차에 아기가 눈을 떴네요
카톡... 카톡... 딸애로부터 가족방으로 사진과 동영상이 들어왔습니다.
3일 차 오후 면회 시 '사돈댁'에서 아기 면회를 오셨는데, 때마침 눈을 떴다고 난리입니다. 아내가 가장 기대하는 것이 아기의 눈이 얼마나 클까인데 드디어 눈을 떴습니다.
보통 아기가 태어난 후 첫날부터 눈을 뜨는 경우도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2~3일 정도면 눈을 뜨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생후 2주 정도가 되면 눈을 완전히 뜨고 주변을 보기 시작하는데, 아직은 초점이 잘 맞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나 물체를 잘 볼 수는 없다고 합니다. 물체에 따라 눈을 움직일 수 있고 약 25~30㎝의 거리에서만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마더케이몰]
그래서 저희도 저녁 면회시간(19:00)에 다시 가보기로 했습니다. 면회시간에 맞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딸애와 사위랑 마주쳤습니다. 딸애를 보니 이제는 수액이나 진통제 등 주렁주렁 달려있던 것을 모두 떼어내고 운동을 하고 있더군요. 괜찮냐고 물어보니 일어날 때는 아직도 아프지만 그래도 견딜만하다고 합니다. 아침부터는 식사도 가능해서 밥도 먹고 빵도 먹었다고 하고요. 뭐 먹고 싶은 것이 없냐고 물어보니 아이스크림, 초밥 등 어른들이 별로 권하지 않는 것만 찾습니다. 으이그~
신생아실 쪽을 보니 일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아기를 면회하는 줄이 한산하네요. 그래서 바로 아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밀고 오는 아기 바구니를 보니 벌써 눈을 띄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눈뜬 모습을 보게 되었네요. 고개도 조금씩 돌리고 혀도 내밀고 하품도 합니다. 착각이겠지만 우리를 쳐다보고 눈을 맞추는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동영상 촬영도 하다 보니 어느새 면회시간이 끝났습니다. 아쉽지만 내일 한 번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이제 4일 차가 되면 모유 수유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벌써부터 어떻게 안아야 하는지 걱정을 하는 딸애를 보고 있으니 우습기도 합니다. 딸애가 갓 태어났을 때 딸애를 품에 안았던 기억이 나네요. 너무 작고 여려서 혹여나 다칠까 봐 전전긍긍하며 안았는데, 어느덧 엄마가 되어 자신의 아기를 안는 것을 걱정하고 있으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네요.
내일도 저녁식사 후 아기를 보기 위해 다시 병원으로 출동할 예정입니다.
※ 내용은 딸아이의 임신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하였으나, 일부 의학 관련 사항은 인터넷을 참고하였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