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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Apr 26. 2024

청규아총감(請叫我總監, 2022)

칭지아오워종지엔(請叫我總監, qǐng jiào wǒ zǒngjiān)

방송 횟수 : 총 32회

감독 : 姚婷婷

여주 : 탄송윈(譚松韻, tánsōngyùn)

남주 : 린껑신(林更新, língēngxīn)


    금융투자 분야를 공부하고 막 사회로 나온 여주 닝멍(寧檬níngméng)은 일자리를 찾지만, 경력 없는 그녀를 금융투자자 신입으로 받아주려는 회사는 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면접을 보러 갔다가, 그 회사 사정이 바쁜 것을 보고 번역 일을 도와주다가 남주 루지밍(陸既明, lùjìmíng)의 비서로 일을 시작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대부분 여주가 남주의 성에다 직함을 붙여서 루종(陸總lùzǒng)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하는 남주를 루종(陸總)으로 칭하겠다. 

    루종(陸總)은 성격이 까탈스럽고 괴팍해서 어느 비서도 그의 비위를 맞추지 못해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둔다. 닝멍(寧檬)은 사장 뱃속의 회충 마냥 일을 아주 똑 부러지게 해서 루종(陸總)은 상당히 만족해한다. (뱃속의 회충(肚子裡的蛔蟲, dùzi lǐ de huíchóng)이란 표현은 '감동의 중국어' *화를 참고하시길.) 하지만, 여주는 자기 사장처럼 최고투자책임자가 되는 게 꿈이다, 비서로 사는 게 아니라. 

    루종(陸總)는 닝멍(寧檬)에게 3년간 자기 밑에서 비서로 일하면 금융투자 쪽으로 부서를 옮겨준다고 약속했지만, 막상 3년이 되자 닝멍(寧檬)에게 투자가 자질이 없다며 계속 비서로 일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닝멍(寧檬)은 과감히 회사를 때려치우고 금융투자가로 발전해갈 수 있는 다른 회사에 입사한다. 루종(陸總)은 그녀의 성장 과정을 몰래 주목하며 그녀가 난관에 부딪히면  지나가는 말로 던져 닝멍(寧檬)이 캐치하도록 하는 식으로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닝멍(寧檬)은 결국 실력 있는 투자가로 성장한다. 


    닝멍(寧檬)의 직업면에서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면은 게으름이 덕지덕지한 내게 동기부여를 줬다. '움직여!'하고.


너도 웃게 될 거야

    이 드라마는 직장 로맨스 코미디로 분류되어 있다. 그렇다, 코미디다. 보다 보면 당신도 모르게 바보스럽게 낄낄 웃게 될 것이다. 

    남주 루종(陸總)은 까칠하고,  여주 닝멍(寧檬)은 고분고분하지 않다. 그러니, 둘이 붙었다 하면 어떤 식의 대화가 오고 갈지 짐작이 되지? 남주와 여주가 투닥거리는 장면들이 너무 유쾌하다. 내가 웃은 장면을 맛보기로 살짝 소개해보겠다. 


    닝멍(寧檬)이 302호로 이사를 오는데, 301호의 친구집을 찾아온 루종(陸總)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때가, 닝멍(寧檬)에게 투자가 기질이 없다며 부서를 바꿔주지 않아, 닝멍(寧檬)이 루종(陸總)의 회사를 그만두고 막 다른 회사에  입사했을 때다. 

    닝멍(寧檬)은 일거리를 하나 받아 집에서 검토해 볼 거라고 자료들을 잔뜩 들고 오던 참이다. 문을 열다가 자료를 우르르 떨어뜨렸고, 그중 하나를 루종(陸總)이 집어 들고는 한두 페이지 넘겨보고서는 하는 말이, 이 아이템은 문제가 많은데 여기에 투자를 하느냐고 핀잔을 준다. 루종(陸總)은 투자가 분야에서 대단한 실력자이기 때문에, 닝멍(寧檬)은 루종(陸總)의 입에서 뭐가 문제인지 알아내려고 유도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루종(陸總)은 도대체 알려주지는 않고, 그저 비아냥거리기만 한다. 그래, 닝멍(寧檬)이 치사하다고 생각하고 집안으로 쏙 들어가면서 하는 대사가 이렇다. 


    닝멍(寧檬) : 루종(陸總), 오늘 저녁밥 먹을 때 소금 좀 많이 치셨나 봐요? (陸縂,今天晚上您是不是吃飯的時候放多了?)

    루종(陸總) : 무슨 뜻이야? (什麽意思?)

    닝멍(寧檬) : 몹시 한가하시다고요. (得慌)

    루종(陸總) : 내가 먹은 소금이 네가 걸은 길보다도 훨씬 많거든. (=어린 게 까불고 있어.) (我吃過的鹽比你走過的路還多呢。)


    이게 왜 우스개 소리가 되느냐고? 중국어로 읽으면 우스개 소리가 된다. 소금(鹽)을 많이 뿌리면 짜지는데, 짜다(鹹)의 발음 씨엔(xian)과 한가하다(閑)의 발음 씨엔(xian)이 같기 때문에 이게 우스갯소리가 되는 것이다.  


    하나는 아쉬우니까 또 하나. 루종(陸總)은 닝멍(寧檬)이 자기의 비서였을 때는 고분고분 말 잘 듣고 얌전한 여자애인줄 알았다가, 투자가가 되겠다며 사표를 던지고 다른 회사로 간 후에는 자기한테 꼬박꼬박 대꾸하는 것에 기막혀서 하는 말이 이렇다. 나는 닝멍(寧檬)의 마지막 대사에 껄껄 웃었다.


    루종(陸總) : 내가 어째 예전에는 발견하지 못했을까, 네가 이렇게 말을 잘하는지. 너 정말 잘도 위장할 줄 아네, 닝멍(寧檬), 내가 알려주지, 너 이거 기만과 허위에 속해. (我以前怎麽沒發現你怎麽牙尖嘴利啊, 你真挺能裝的,檸檬,我告訴你,你這屬於欺騙跟虛僞。)

    닝멍(寧檬) : 살아남기 위해서, 사람은 좀 허위적이어야 하지 않나요? (爲了生存, 人不都得虛僞點嗎?)

    루종(陸總) : 난 너와 달라, 나는 여태껏 허위적인 적이 없어. (我跟你不一樣, 我從來不虛僞。)

    닝멍(寧檬) : 그럼 당신은 아마도 인간이 아닌가 보죠. (那你可能不是個人類吧。)


    하하, '넌 인간이 아니야'라고 통쾌하게 욕을 해줬다. 남주의 까칠함은 정말 이런 욕을 부른다. 하지만, 사장이다 보니 감히 누구도 욕을 못한다. '나 그렇게 고분고분한 여자 아니거든'의 우리 여주는 아주 가볍게 욕을 해준다. 아, 깜찍해 죽어!


    나처럼 진취적인 여성상이 있는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이 드라마 완전 추천한다. 이 드라마, 물론 러브라인도 있다. 이 드라마의 러브라인은 여성여성해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주와 남성남성해서 뭐든 다 감당할 듯한 남주와의 러브라인은 아니다. 티격태격형 러브라인이다. 난 좀 후자 쪽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 둘의 러브라인이 상당 예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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