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ke It Till You Make It / 허세계시록
방영 횟수: 14화(보통 한 회가 45분쯤인데, 이건 60분쯤)
감독: 李漠
여주: 蔡文靜
남주: 韓東君
이 드라마는 여주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 내레이션만으로도 느껴지겠지만, 드라마의 많은 대사들이 거의 어록감이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친구권(朋友圈)의 의의는 함께 나누는 데 있지 않고, 당대의 소셜명함이다. 심혈을 기울여 잘 다듬은 글에 잘 수정한 사진을 덧붙이지. 네가 보는 것은 바로 내가 애써 만든 것이지. 이게 척하는 것 일가? 그렇지만, 사람들은 모두 체면 있는 껍데기가 필요하잖아. 비록 실제의 자기와 차이가 있다한들, 누가 신경을 쓰겠어? (不知從什麼時候開始,朋友圈的意義不在於分享,而是當代的社交名片,用心斟酌的文字,配上精修的照片,你看見的不過是我刻意營造的,這算裝嗎?但人人都需要一個體面的外表,就算和真實的自己有差距,又有誰會在意呢?)>
대부분의 아주 많은 중국어 드라마는 하루에 2편씩 방영한다. 방영을 시작했다 하면 한두 주 안에 최종회를 볼 수 있다. 장강계시록(裝腔啓示錄)은 목요일에 두 편, 금토에 한 편씩 방영해서 이걸 기다려서 보느라고 정말 안달이 났었다.
2023년에 방영된 많은 중국드라마가 다 무슨 정부가 국민 교육을 위해 뭔가를 전파하겠다는 목적으로 제작된 듯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좀 힘들어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이 드라마는 완전 도시적 삶에다가 젊은이의 의식세계를 다루고 있어서 내용이 아주 깜찍하다. (이 드라마 안에도 물론 정부의 국민 교육 요소가 사소하게 있긴 하다. 드러내놓고 교육하지 않아서 쉽게 견뎌진다.)
제목의 뜻
이 드라마는 柳翠虎의 동명소설 <장강계시록:사람들 간의 허장성세 관찰 실제 기록, 도시남녀의 상호 작업 가이드(裝腔啓示錄:人間裝腔觀察實錄,都市男女互撩手冊)>를 개작한 것인데,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장강계시록(裝腔啓示錄)은 간단히 번역하면 '허세계시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허세는 실력이나 실속은 없으면서 겉으로만 뭔가가 있거나 멋있어 보이려는 척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허세를 귀엽게 보자면 타인으로부터 '부럽다'를 얻어내 자기만족을 얻으려는 행위고, 나쁘게 말하면 타인에게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표현해 내는 기만적 행위다.
여주와 남주가 '허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을 옮겨본다. (드라마가 아니라, 소설에서 가져온다. 드라마에도 이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다시 찾기가 힘들어설.....)
탕잉(唐影)이 말하길 : "fake it till you make it. 가진 것처럼 가장해, 네가 정말 가질 때까지.
우수하지 않으면 진력을 다해 우수한 척해, 당신이 정말 상등일 때까지.
자신이 없으면, 억지로라도 자신만만한척해, 당신이 정말 자신감 있을 때까지.
스타일을 갈망하면 스타일을 가장해, 정말 품격을 갖출 때까지.
없으면 있는 척 가장해, 어느 날 가질 때까지.
가장하고, 반복하고, 끝까지 버티고, 다시 끝까지 버텨.
소비를 포옹하고 미학을 숭상하며 욕망을 구동으로 삼고,
진지하게 위장을 사용하면, 장래에 넌 위장에게 이별을 고할 수 있어. "
"픽"
그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정색하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그녀의 이마를 콕 찔렀다. "그러니까 바로 허세 부리는 거 아냐? 쓸데없는 말이 뭐 그렇게 많아?"
(唐影说:“fake it till you make it.假装拥有,直到你真的拥有。
不精致,就刻意假装精致,直到你真的精致。
不自信,就努力强行自信,直到你真的自信。
渴望腔调,就假装腔调,直到真的拥有格调。
没有,就假装有,直到哪天拥有。
假装,重复,坚持,再坚持。
拥抱消费、崇尚美学、以欲望为驱动,
认真地使用伪装,将让你告别伪装。"
“哧——”
他忍不住笑了,抬眼看一本正经的她,点她额头,“不就是爱装吗,废话那么多哦?”)
그녀는 '척하는 것'을 우수하고, 품격 있고, 자신감 있는 상태로 되어가는 과정의 도구처럼 봤고, 그는 딱 허세라고 말하면 될 걸 뭐 그렇게 구구절절이 가져다 붙이냐고 했다. 당신은 어느 입장인가?
공감 가는 대사
여주 탕잉(唐影)은 변호사로, 남주 쉬즈췐(許子詮)은 투자 고문으로 나온다. 위장에 능한 도시 남녀 탕잉과 쉬즈췐은 첫눈에 상대를 허세꾼으로 보고 탐색을 하는데, 서서히 허세의 가면을 벗는 벗고 서로 신뢰하며 사랑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과 인생에 관한 가치관을 담은 공감 가는 대사가 적지 않다. 맛보기로 한 둘만 옮겨본다.
정말 좋은 사랑은 조건이 좋은 사람이나 당신에게 아주 잘해주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게 아냐, 또는 자기 감동이거나 자기희생이 아니야. 정말 좋은 사랑은 두 사람의 인격의 매칭이야, 편안함이 중요하지. (真正好的愛情不是要找一個條件好的人、對你多好的人,或者是自我感動、自我犧牲的人,真正好的愛情就是兩個人人格的匹配,舒服很重要。)
모든 사람은 고독을 두려워하고, 모두들 똑같이 고독한 다른 영혼 속에서 사랑을 찾기를 원하지, 하지만 세상은 이렇게 넓고, 정말 만날 수 있으려면 아주 큰 행운이 필요하지! (許子詮:人人都害怕孤獨,都想要從另一個同樣孤獨的靈魂裡找到愛,可世界這麼大,真能遇見是需要那麼大的幸運啊!)
음, 나는 아직도 그 큰 행운을 기다리고 있어서, 이 나이에도 이 드라마가 정말 재미있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