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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Jul 05. 2024

입원비

    "요 조그마한 게 병원비 걱정을 하는데?" 큰고모가 경도랑 입원실에서 나오며 작은 고모에게 하는 소리다.

    큰고모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경도의 병실에 같이 입원해 있던 할아버지가 오늘 퇴원 수속을 한 모양이다. 간호사가 와서 이래저래 하시고요, 1층에서 병원비 얼마를 수납하세요 하는 소리를 경도가 들었단다. 큰고모는 경도가 걱정을 하자 부러워 죽는다. 큰고모 아들은 돈을 아껴 쓸 몰라서 그걸로 큰고모와 다투기 때문이다. 


    "고모, 병원비 얼마나 나올까?" 경도가 두 고모에게 묻는다. 

    경도는 일반 입원실에 있다가 간호간병 병실로 옮겨서 다시 입원 중이다. 그러니, 경도가 계산하기에 오늘 퇴원하는 할아버지보다 두 배쯤 더 오래 있었으니, 병원비가 엄청 많이 나올 것 같은 것이다.

    "니 용돈으로 낼래?" 큰고모가 떠본다.

    "....." 경도는 병원비는 걱정이 되지만, 자기 용돈으로 내겠다고 용기 있게 답할 수는 없다. 요 조그마한 것도 돈 좋은 줄을 안다. 자기 건 쓸 수 없다.


    "니보고 내라 하냐? 너희 아빠가 내겠지." 작은 고모가 하는 소리다. 

    큰고모는 병원비 걱정하는 효자라고 생각하지만, 작은 고모는 조그마한 애가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산다고 답답해한다.

    "그 할아버지 며칠 있지도 않았는데, 백만 원이나 나왔어."

    "그럼, 넌 깎아 달라고 해!" 그딴 걱정하지 말라고 작은 고모가 일부러 헛소리를 한다.

    "......" 작은 고모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때, 경도는 작은 고모를 상대하고 싶지 않다.

    "너는 조그마해서 병원 공간도 얼마 안 차지했고, 침대도 한쪽에 붙어서 반만큼만 차지하고 잤다 그래." 경도가 무시를 하거나 말거나 작은 고모는 진지하게 깎아줘야 하는 근거를 나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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