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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해 Jul 05. 2024

어쩌다 다친 거야?

    "경도, 어쩌다 다친 거야?" 큰고모가 물었다. 

    경도는 중학교 입학하기 전에 싸움하는 법 좀 배워서, 아무도 집적거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무에타이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 수업을 마치고  놀다가 다쳤다고 했다. 경도가 막 다쳤을 때, 무에타이 학원선생님이 병원에 데리고 갔다. 엄마아빠는 다 직장에 있던 중이라, 발가락에 피를 엄청 흘렸다는 초기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모른다. 

    두 고모는 공을 차다가 그랬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어떻게 하면 발가락이 부러질 정도가 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아, 상황을 자세히 물어본다. 


    "공 차다가 그랬어."

    "왜 맨발로 공을 차고 그래? 신발이 발을 보호해 주는 거 몰라?" 

    공을 차다가 발가락이 부러졌다고 하니,  큰고모와 작은 고모 머리에 연상되는 공은 딱딱한 축구공이다. 

    "무에타이 맨발로 해. 거기선 양말 못 신어."

    "그럼, 실내에서 공을 찼단 말이야?"

    "응."

    그럼, 축구공은 아니었겠다.

    "무슨 공을 찼는데? 공이 딱딱했어?"

    "아니, 몰랑몰랑해. 손으로 쿡 누르면 푹 들어가는 공이야."


    "몰랑한 공을 어떻게 차면 발가락이 부러지니?" 이건 큰 고모의 타박이다.

    "실내에서 얼마나 멀리 차 보내겠다고 그렇게 세게 찬 거야?" 이건 작은 고모의 핀잔이다.

    "공을 차려고 했는데, 바닥을 차버렸어."

    이 말을 듣고서야 왜 발가락이 부러졌는지 알만했다. 

    "남들은 해라고 해도 못 할 짓이다!" 이것은 이야기를 다 들은 큰고모의 최종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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